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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시  : ‘10. 5. 7(금) ~ 5. 9(일)  (2박3일)

◯ 산행일정

   ▷ 05.07(금)  : 서울 고속터미널 - 남원 - 여원재 민박  

   ▷ 05.08(토)  : 성삼재 - 만복대 - 정령치 - 고리봉 - 고기리(고촌) - 주촌리 - 여원재 민박  

   ▷ 05.09(일)  : 여원재 - 고남산 - 매요리 - 사치재 - 새맥이재 - 시리봉 - 복성이재 - 시내버스  남원 - 고속터미널 서울

산행구간 총거리 42.08km

   ▷ 성삼재 - 5.2- 만복대 - 2.2- 정령치 - 0.9- 고리봉 - 3.4- 고기리(고촌) - 2.15- 주촌리  - 6.75- 여원재  :   20.6km

   ▷ 여원재 - 5.47- 고남산 - 5.0- 매요리 - 3.3- 사치재 - 2.93- 새맥이재 - 1.4- 시리봉 - 3.38- 복성이재  :  21.48km

◯ 주의구간

  ▷ 만복대 : 만복대 정상을 지난후 정령치와 다름재로 가는 갈림길 유의. 대간길 정령치 가는길은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진행.(안내표시기가 많이 있으나 악천후시 주의)

  ▷ 고리봉 : 고리봉 정상에서 좌측 급경사 고기리 방향이 대간길.(바래봉쪽 큰 능선길은 대간길이 아님. 이정표 있음)

  ▷ 주촌리 : 고리봉에서 고기리로 내려서면 노치마을까지 평지에 가까운 대간길이 나타난다. 노치마을을 기준점으로 잡고 포장도로로 진행한다. 노치마을은 마을 한복판을 통과하므로 헷갈릴 경우 마을 가게에 문의한다.

  ▷ 고남산 : 고남산 정상 직전 암릉길 조심. 고남산 정상 부근에 통신중계소가 있으며 정상을 지나 내리막 길에서 중계소 진입도로가 나타나며 대간길이 잠시 애매해 지므로 대간리본을 따라 진행.

  ▷ 매요리 : 대간길에서 특이하게 노치마을처럼 마을 가운데 길을 통과하며 휴게소도 있어 물, 음료수, 라면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 헷갈릴 염려는 없다.

  ▷ 사치재 : 88고속도로가 지나는 사치재에서 이정표 지시 방향대로 휴게소쪽으로 조금만 올라오면 고속도로 지하통로를 이용할 수 있다.

◯ 산행시간(휴식시간 포함) 

   ▷첫째날  성삼재 - 여원재  (20.6km)  :  8시간 50분

   ▷둘째날  여원재 - 복성이재  (21.48km) : 9시간

◯ 산행날씨 : 맑음

◯ 산행회차 :  1회차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였다. 첫번째 구간인 지리산 구간은 작년에 가족들과 함께 종주하였기에 건너 뛰어 아껴 두고, 두번째 구간인 성삼재-여원재 구간을 대간종주 출발점으로 잡았다.  성삼재는 구례구역을 통한 시내버스 접근로가 있어 대다수 산꾼들은 열차와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성삼재에 오른다. 해서, 야간열차 이용을 검토하다, 처음 출발지 만큼은 여유롭게 출발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여원재 민박에서 하루밤을 묵고 다음날 아침에 성삼재로 향하기로 하였다.

 

그동안,

오늘의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기 위해서 인터넷상에 올려놓은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가슴 두근거리며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허접하나마 구간별 종주계획서를 작성하여 보고 준비물 목록표도 만들어 보았다. 산행준비중 가장 중요한 산행지도는 전우석님 블로그에 올려 놓은 구간별 종주지도를 확대 출력하고, 개념도는 진혁진님의 홈피에 있는 개념도를 활용하기로 하였다. 또, 나홀로 종주 이기에 대간길을 잃어버리면 곤란에 빠지기 쉬우므로 GPS 전자지도 구매도 검토하여 보았다. 하지만, 선답자들에 의해 대간길 안내 리본이 갈림길마다 부착되어 있고 이정표도 많이 설치되어 있다고 하기에 GPS 구매는 일단 보류하고, 인쇄 지도만 갖고 종주길에 나서기로 하였다. 종주구간 분류는 30개 소구간으로 나누어 보았고, 30㎞가 넘는 구간은 1박2일로 진행키로 하였다. 이는, 장거리 종주나  무리한 산행 등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불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교통편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들머리 진입과 날머리 하산토록 하고, 숙식은 시간을 절약하고 배낭무게를 줄이기 위해 민박과 매식으로 해결하기로 하였다. 또한, 등산용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2-3일내로 정확히 배달해 주는 인터넷 상점을 이용하려 한다. 이러한 결정은 선답자들의 산행기와 종주계획서에서 얻은 간접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이젠,

몇번의 도상연습과 등산용품 구입도 마치니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백두대간 종주를 완료하는 일만이 남았다. 어느 구간은 종주거리가 멀어 새벽에 출발해야 할 거고, 체력이 소진될 때까지 걸어야 될 때도 있을 것이다. 또, 5월초에 시작한 종주길은 조만간 여름철 무더위와도 싸워야 하고, 장마철 우기도 넘어야 할 큰 산이 될 것이다. 또한, 여름철 음식은 상하기 쉬우므로 도시락을 쌀때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그리고, 나홀로 종주의 자유로움, 호젓함에 비례해서 가장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끝없는 외로움과도 친숙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비로소 대간종주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종주를 마무리 하는 그 날까지

어디 한번 힘을 내어 보자.......... 

 

 

▲ 여원치 민박

고속버스를 타고 남원으로 내려와 시내버스로 여원치에 도착한다. 전화로 미리 예약한 여원치 민박집은 여원치에서 수정봉쪽 대간길로 조금 진행하니 능선길 바로 옆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민박집 사장님께서는 산행초보를 무척이나 친절하게 맞이해 주셨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 성삼재

여원치 민박에서 아침 느긋하게 먹고 점심도시락까지 챙겨 택배를 통해 성삼재에 도착하였다.  산꾼들은 새벽에 구례구역에 도착하여 이미 산으로 갔을터, 한산한 성삼재에서 가슴 벅찬 백두대간 종주의 첫발을 내딛는다.   성삼재 주차장에서 달궁계곡쪽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니 만복대 방향 출입 철문이 활짝 열려 있다.

 

 

▲ 작은고리봉

성삼재에서 30여분 오르막을 오르자 작은고리봉 정상에 도착한다.  오는 도중에 천천히 멀어지는 성삼재, 종석대, 노고단을 조망하며 지리산의 봄을 만끽해 본다. 간간히 진달래만 피어 있을뿐 지리산 능선은 아직도 초봄이다.  이제서야 꽃망울들이 터지려 열심히 준비중이다. 

 

 

▲ 만복대 가는 길

만복대를 향해서 작은 봉우리 여러개를 넘는다.  가물가물하던 만복대가  등산로 난간이 보일 만큼 가까워 졌고, 성삼재는 작은고리봉에 가려 보이지 않고 노고단, 종석대는 점점 멀어져 간다.  이렇게 조망이 탁 트이는 멋있는 능선은 천천히 걸으며 즐겨야 한다고 일부러 천천히 움직인다.   

 

 

▲ 만복대

만복대 정상을 땀을 흘리며 오르니 사방 팔방 조망이 트인다. 옅은 운무가 끼어 맑은 조망은 아니라 하더라도 발아래 굽이치는 지리 능선들과 멀어지는 영봉들은 황홀한 행복감에  마냥  빠져 들게 한다. 한참을 만복대에서 머무르며 가야 할 정령치쪽 능선을 살펴 보고 지나온 성삼재쪽 봉우리들을 감상한다.     

 

 

▲ 정령치 가는 길

점점 멀어지는 만복대를 뒤로 하고 정령치를 향한 내리막 길을 걷는다.  초봄의 향기가 물씬 물씬 저 산아래에서 능선을 향해서 불어오고 때 맞추어 꽃망울들이 봄바람을 맞으며 분주히 움직인다.  소리없는 아우성이란 표현은 이때를 말하는 것 인가?  온산을 뒤덮은 수풀들이 저마다 바쁘다고 난리들이다.  다 다음주 정도면 지리산은 온통 푸르른 화원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정령치 바로 직전에 산불감시초소를 만난다. 초소가 나타나면 정령치에 다다랐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 정령치

정령치 휴게소는 봄을 즐기러 온 산 손님들로 북적인다.  전망대에서는 달궁계곡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반야봉을 비롯한 주변 지리 능선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휴게소를 한바퀴 둘러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후, 고리봉을 향한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 고리봉 가는 길

정령치 휴게소에서 고리봉을 오르다 말고 뒤돌아 서서 내려다 보는 경치에 빠져본다. 정령치를 향한 구불구불 도로는 산등성이를 휘감아 돌며 달궁골로 향하고, 고기리와 주촌리 마을은 평화로운 시골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온 사방이 봄이 오는 신비로운 기운으로 덮히고 아스라이 멀어지는 지나온 능선과 주변 풍경은 고향 마을을 생각나게 한다. 고리봉 정상에 가까워 지니 많은 산 손님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만복대가 저만치 높이로 고리봉과 마주하고 있다. 

 

 

 ▲ 고리봉

고리봉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지리 능선상의 경치를 다시 한번 빙 둘러가며 감상해 본다.  고리봉에서 좌측으로 급경사 내리막이 시작되기에 고리봉에서의 전망이 지리능선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전망대가 된다.  아쉬워 한바퀴 더 돌아 보고 내년 지리능선 종주때 다시 보자고 약속한다.    

 

 

 ▲ 고기삼거리

고리봉에서 급경사로 내려 오다 보면 인상적인 소나무 숲을 만난다. 폭신 폭신한 솔잎을 밟는 기분 또한 좋기만 하다.  고기삼거리는 조그마한 다리가 2개 있고 다리 아래로 원천천이 흐른다. 대간길은 천을 건널 수 없으므로 다리를 건너지 않고 우측 지방도를 따라서 노치마을쪽으로 향해야 한다.  높은 산에서 낮은 지대로 내려오니 5월초라 하더라도 금새 더위를 느끼기 시작한다.  더위도 식힐겸 식사도 할겸 고기교 아래로 내려가 시원한 원천천 노래소리를 들으며 점심을 해결한다.  

 

 

 ▲ 노치마을 가는 길

고기삼거리 원천천에서 휴식과 식사를 마치고 노치마을로 향한다.  지방도와 농로는 더위를 피할 그늘도 없다. 한낮의 땡볕을 그냥 받으며 마을로 향한다.  가까워 지고 있는 노치마을 뒷산 수정봉이 높아만 보이는 건 더위와 함께 서서히 체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얘기다.

 

 

 ▲ 노치마을 입구와 마을회관 옆에는 백두대간을 안내하는 표지석과 벽화가 있으며, 노치샘 또한 마을 중간에 위치해 있다. 길이 헷갈려 마을 가게에서 물어보고 진행한다.  마을을 벗어나자 아름드리 소나무가 제단과 함께  노치마을을 보호하고 지켜주듯 서있다.   

 

 

 ▲ 노치마을에서 한시간여를 오르자 수정봉이 나타난다.  수정봉 가는길은 온통 소나무로 덮여 있어 솔잎을 밟는 재미가 솔솔하다.  수정봉 정상에 오르자 백두대간 종주 첫회라 긴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접한 체력은 슬슬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서두를 이유가 없다. 오늘 하루 더 여원재 민박에서 머무르고 내일은 3구간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 여원재 가는 길

입망치를 지나 솔잎길로 덮힌 대간길을 따라 오늘 목적지 여원재로 향한다. 백두대간 첫회 출정이라 여원재가 가까워 지자 오른쪽 무릎 근육이 땡기기 시작한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도 대간종주 초반에 체력부진으로 고생하다 중반이후 부터 체력이 살아남을 느낀다고 한다. 무엇이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느긋하게 준비하고 인내심을 갖고 실천함이 최선의 종주 방법인 듯 하다.

여원재 민박에 도착하니 이미 손님들이 여러명 도착해 있다. 처음 보는 산꾼들이지만 반갑게 인사하고 남은 하루를 민박집에 같이 머물며, 백숙도 시켜놓고 술잔도 돌려가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모두들 백두대간을 시작하는 분들이지만 왠만한 산은 전부 섭렵한 내공이 대단하신 분들이다.  반면 이제 산행을 시작하는 산행초보이자 백두대간 초보는 앞으로 배워야 할 게 너무나 많아 보인다.  이런 저런 산이야기로 날이 샐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내일 3구간을 일찍 출발하기 위해 서둘러 잠자리에 들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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