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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3구간(성삼재-여원재-복성이재)

 

< 어제 2구간 성삼재 - 여원재에 이어서 오늘 3구간 여원재 - 복성이재를 시작한다 >

▲ 운봉읍 장교리

여원재 민박에서 대충 아침을 챙기고 해뜨기 전에 출발한다. 민박 대간 손님들도 각자의 일정표대로 흩어져 간다.  얕은 산봉우리가 운봉읍 장교리를 감싸고 돌고 대간길도 따라서 장교리를 싸고 돈다. 서서히 날이 밝아 오자 모내기 준비가 한창인 운봉읍 일대의 농촌마을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 고남산 가는 길

여원재에서 소나무숲을 2시간여 걷자 고남산 암릉지대로 진입하고 목재 계단이 가파른 능선길에 설치되어 있다. 계단이 없으면 꽤나 위험한 암릉길이 눈이 오는 겨울에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암릉지대에서 내려다 보는 운봉읍 경치는 봄을 맞이하는 평화로운 농촌모습 그 자체이다. 한창 모내기철이라 논마다 물이 그득 그득하다. 들판을 지나 저멀리로 고개를 들어보면 바래봉으로 뻗어 나가는 지리 능선이 웅장하기만 하다.

 

 

▲ 고남산 정상은 산불감시 초소와 정상 표시기가 있지만 협소하다. 그래서 인지 정상 바로 아래에 넓은 터를 만들어 큼직한 바위를 공수하여 고남산 표지석을 설치해 놓았다.  보기만 해도 크고 시원한 표지석이다. 정상에서 조금더 내려간 위치에 통신중계소가 있고, 중계소까지 포장도로가 연결된다.  정상은 운봉읍 구석구석까지 다 보일 정도로 전망이 뛰어 나다. 판소리의 본고장이자 삼국시대 접경지대였던 운봉읍 대간길은 곳곳에 초소나 망루를 쌓았던 흔적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그만큼 전망이 훌륭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고남산 통신중계소로 연결된 포장도로와 대간길이 만났다 헤어 졌다를 반복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어야 한다. 조금은 혼란스러우나 대간리본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리본을 따르면 대간길을 벗어나지 않는다.  

 

 

▲ 매요리 휴게소

모든 대간꾼들이 쉬어 간다는 매요리 휴게소에 도착하여 라면을 부탁하고 물도 보충한다. 휴게소에는 이미 단체 종주팀이 지나갔다고 한다. 무박2일로 출발하여 한밤중 야간산행을 하였으리라. 그중 3명이 종주팀에서 이탈하여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산행중 몸상태가 좋지 않아 시내버스로 날머리로 향한다고 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던중 주문한 라면이 나온다. 번개같이 라면 한그릇을 헤치운다. 시간을 보니 40여분을 휴게소에 머무르고 쉬게 되어 다시 출발을 서두른다.

 

 

▲ 유치삼거리 목공소

매요 휴게소를 떠나 사치재쪽으로 넘어가는 삼거리에 이르면 나무가 쌓여있는 목공소가 있다. 이 목공소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리본이 보이고 이길로 들어 서서 사치재로 향한다.

 

 

▲ 사치재

유치삼거리 목공소에서 한시간정도 산길을 오르 내리다 보면 사치재에 도착한다. 88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사치재는 고속도로 휴게소쪽으로 조금만 올라오면 안전한 지하통로가 있다. 88고속도로는 차선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 사치재 고속도로를 통과하자 마자 급경사로 697봉을 올라야 한다. 697봉 정상까지 산불로 인해 큰나무들은 없어지고 잡목만이 무성하다. 급경사에 그늘도 없는 오르막 길은 여러번 숨고르기를 하면서 땀을 비오듯 흘리게 만든다. 힘들게 봉우리에 오르자 고속도로 휴게소가 바로 아래 있고 지나온 고남산과 지리 능선이 가물가물하다.  

 

 

▲ 사치재에서 3시간여만에 아막성터에 도착한다. 복성이재가 가까워 지니 대간종주 초보라서인지 오른쪽 무릎 근육이 당기듯이 시리다. 날씨 또한 한낮의 산행이 덥기만 하고, 땀을 많이 흘린 관계로 발걸음은 점점 느려진다. 그러나, 오늘은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복성이재에서 하산후 남원을 거쳐 서울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싸리꽃이 만발한 아막성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복성이재를 향한 종종 걸음이 시작된다. 서울까지 가야하는 교통편을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진다. 

 

 

▲ 복성이재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넘었다. 여원재에서 9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예상보다 산행시간이 많이 걸린 편이다. 하지만 첫산행으로 무사히 구간완주를 끝냈음에 만족한다. 또한, 산행 소요시간은 나홀로 종주이기에 신경쓰지 않기로 하였다. 쉬어갈때 쉬고 구경할때 구경해 가면서 천천히 즐기며 산행키로 한다.

복성이재는 시내버스가 올라오지 않아 성리쪽으로 터덜터덜 걸어내려 갔다. 철쭉식당에 도착하니 봉화산 철쭉제로 인해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하다. 칠성사이다를 사서 단숨에 들이킨다. 물이 떨어져 갈증이 극에 달해 있었기에 사이다 한병은 생명수와 다를바 없다. 시내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성리 윗쪽으로는 시내버스가 오지 않고 구상리쪽에 종점이 있다 한다. 할 수 없이 또 터덜터널 걸어 내려오다 구상리까지 걷기에는 만만치 않은 거리라서 지나가는 경운기를 세웠다. 경운기 아저씨한테 부탁하니 혼쾌히 승낙을 하신다. 덜컹덜컹 경운기를 타고 구상리에 다다르니 마침 시내버스가 들어와 있다. 아저씨에게 수고비를 드리고 재빨리 시내버스에 오른다. 구상리도 봉화산 철쭉제 관광객들로 만원이다.

남원에 도착하여 목욕탕에서 목욕도 하고 옷도 갈아 입었다. 이렇게 해서 대간종주 첫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고속버스 아늑한 의자속으로 파묻히듯 잠에 빠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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