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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7구간

(구룡령-갈전곡봉-왕승골갈림길-쇠나드리-조침령)

 

 

종주일정(계획)

    ‘11.2.26() - 2.27() - 2.28() (23)

    첫째날  : 승용차 - 구룡령 - 갈전곡봉 - 왕승골갈림길 야영

    둘째날  : 왕승골갈림길 - 연가리골갈림길 - 956- 1059- 대야영장 야영

    셋째날  : 대야영장 - 황이리갈림길 - 쇠나드리 - 조침령 - 택시 구룡령 - 승용차

종주 거리  :  21.0km

   구룡령 -1.3- 구룡령옛길 -2.9- 갈전곡봉 -3.4- 왕승골삼거리 -3.5- 연가리골샘터안부  :  11.1km

   연가리골샘터안부 -4.8- 바람불이삼거리 -2.8- 쇠나드리(바람불이)고개(옛조침령) -2.3- 조침령  :  9.9km

▶ 산행 회차  :  17회차

구간별 주의구간

  통제 구간

   자연휴식년제  : 진고개동대산 구간(오대산 국립공원) : 1.6km

   비지정탐방로(자연생태계 보전 및 탐방객 안전도모 등의 구간)

     - 매봉(동해전망대 조금 지난 봉우리)노인봉 : 9km

     - 두로봉신배령1210(만월봉 전) : 4km

   특별보호구(자연휴식년제와 비슷한 개념)

     - 875단목령점봉산한계령 : 15km

 등산로폐쇄기간(봄철, 가을철 산불방지 등) - 북부지방산림청

   입산통제개방 현황

     - 두로봉구룡령(폐쇄)

     - 구룡령갈전곡봉(폐쇄)

     - 갈전곡봉쇠나드리(개방)

     - 조침령점봉산(폐쇄)

  통제기간

    - 일반지역 및 등산로 폐쇄지역 : 봄 철 2011. 02. 01 05. 15.

                                   가을철 2011. 11. 01 12. 15.

     , 개방 등산로에 대하여는 산불조심기간 중 야간등산은 금하며, 위기경보수준 및 현지 여건에 따라 통제할 수 있음.

     입산통제는 통제기간이 경과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 해제됨.

  구룡령- 조침령

      갈전곡봉에서 남서쪽 능선은 가칠봉쪽이므로 주의해야 하고 대간길은 북쪽으로 이어지다 서쪽으로 방향으로 진행한다

 

                 

▲ 구룡령

   해도 바뀌고 계절도 바뀌니 대간종주를 다시 시작하려고 이것 저것 등산용품을 챙기다 갑자기 비박산행이 하고 싶어진다.

느닷없이 비박산행에 관심집중 푹 빠져버리고 마니, 말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비박 준비부터 시작한다.  

산행구간은 남은 구간중 고르고 골라서 구룡령-조침령 구간.

나름대로 철저히 비박준비를 하고, 심지어 비상식량까지 준비한후에 구룡령에 승용차를 주차시킨다.

일반산행이라면 하루만에 주파할 구간이었기에, 2박3일로 충분히 느긋하게 일정도 잡았다.

하지만, 비박산행 결과는 3박4일 쇠나드리 비상탈출이었다. 

폭설이 내리는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원없이 눈밭에서 굴러보고 파묻혀 보았다.

백두대간 종주 최악이자 최고의 산행이 되어버린 평생 잊지 못할 비박산행이 되어 버렸다.       

 

 

승용차를 고개 공터에 주차후 명계리쪽 들머리 계단으로 진입하여 산행을 시작  

 

 

대간능선으로 올라서자 뒷편으로 약수산과 구룡령 오르는 구불구불 도로가 보이고

 

 

앞으로는 올록볼록 대간능선이 저 멀리 갈전곡봉으로 이어지고

 

 

2박3일 먹거리를 110ℓ 배낭에 잔뜩 집어 넣고, 오늘 간식거리는 꽁무니에 매달고, 보기만 해도 풍족하기만 하다. 기분 좋게 눈길을 오른다.  여하튼 오늘은 이렇게 좋았다

 

 

출발 한시간여 만에 구룡령 옛길 도착 

 

 

1121봉.  벌써 구룡령에서 2.7㎞?  잘못 표기된 이정표인듯 

 

 

대간길에서 내려다 본 양양군 서면 갈천리 계곡 

 

 

갈전곡봉 2㎞ 지점

 

 

대간길 바로 아래 갈천리 계곡

 

 

갈천약수 갈림길

 

 

구룡령에서 4시간만에 갈전곡봉 정상에 도착한다.  2박3일 예정이니 개의치 않고, 천천히 진행하기로 한다

 

 

갈전곡봉 정상에는 예쁘장한 조그마한 표지석에 안내판, 이정표, 대간리본 등이 있으니 홀로 외롭지 않다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 버리고

 

 

         

갈전곡봉을 내려가는 길에 아무런 발자국이나 표시도 없다. 겨울내내 이 길을 지나간 사람이 없었다는 의미이다. 문득, 홀로 산행이라는 외로움이, 지금부터는 겨울내내 아무도 걷지 않았던 대간길을 나혼자 걷는다

 

 

북사면은 눈이 녹지 않아 진행이 더디고 

 

 

경관이 탁트이는 전망대는 나타나지 않는다 

 

 

눈밭에 떨어져 있는 1016봉 안내판. 갈전곡봉에서 1.8㎞  

 

 

현리426 삼각점봉에 오르자 모처럼 조망이 트인다. 뒷편 구룡령쪽 전경

 

 

방금 지나온 갈전곡봉쪽 전경

 

 

현리426 삼각점봉. 이 곳이 산행지도상 1016봉이고, 좀전에 지나왔던 노란색 코딩 안내판이 있는 영환봉은 1080봉인 듯

 

 

갈천리 계곡

 

 

앞으로 넘어야 할 능선길 오르내림이 장난이 아니다. 소위 톱날 능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조침령 능선길이다. 비박배낭을 메고 넘기에는 체력소모가 엄청난 구간이다

 

 

쉬엄쉬엄 느릿느릿 왕슬골갈림길을 향해서

 

 

드디어 왕승골갈림길 안부에 도착. 이 곳에서 야영를 할까 하다, 봉우리 한개만 더 넘고 텐트를 치자며 오름길로 들어선다

 

 

왕승골감림길에서 948봉을 넘고, 968봉 오르기 직전 안부에 텐트를 친다. 산에서는 해가 일찍 떨어지므로 텐트도 일찍 치고, 서둘러 밥도 짓고, 잠잘 준비도 한다.

왕승골이 내려다 보이는 야영지에서 저녁밥을 배불리 먹고, 행복한 하루를 마감한다. 오르락 내리락 올록볼록 대간 눈길을 헤치며 걸었더니 체력소모가 엄청나다. 초저녁부터 골아 떨어지고,  내일 날씨를 전혀 걱정도 하지 않은체

 

 

▲ 연가리골갈림길 가는 길

다음날 아침.

전날밤 텐트로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났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천하태평 잠만 잤다. 아침이 되어도 빗방울이 계속 떨어진다. 에이 귀챦게 되었구먼, 좀 있으면 멈추겠지. 텐트안에서 아침밥을 먹고, 짐을 꾸리고, 출발시간을 늦춰본다. 하지만, 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리고, 그제서야 좀더 신중하게 받아 들인다. 지금 상황은 우의를 입고 조침령을 향해 앞으로 나가야할 상황이다. 구룡령으로 되돌아 가거나 비상탈출할 단계는 아니다. 오전 9시경 야영지를 정리하고, 968봉을 오른다. 968봉에 오르자 상황은 심각한 쪽으로 바뀌어 간다. 빗방울이 진눈개비로 바뀌고 날씨 또한 차가워 진다. 눈은 그치지 않고 강풍을 동반하여 계속 내릴 기세이다. 그제서야 상황이 심각함을 인지한다. 산행 시작전 일기예보상에는 흐리고 한때 약한비가 온다고 했는데, 실제 상황은 전혀 딴판이다.

현시점 상황 판단.

현재 위치가 구룡령-조침령 중간지점 정도, 그렇다면 구룡령으로 되돌아 가느것 보다 조침령을 향해 나아가는게 낫다. 중간탈출 검토. 중간탈출로로는 왕승골갈림길, 연가리골갈림길, 황이리갈림길이 있지만 겨울내내 사람들의 왕래가 전혀 없어 눈속에 파묻힌 길을 찾기도 어렵거니와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오히려 대간능선길 보다 더 위험한 구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

조침령을 향해서 폭설을 뚫고 나아 가는 수밖에 없다. 눈이 적게 오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진눈개비를 맞으며 968봉에서 1020봉을 넘고 연가리골갈림길에 도착한다. 무릎정도 오는 눈길은 아직까지는 앞으로 나아갈만 하였으나

 

 

   

 

연가리골갈림길 이후 2011/2/27 산행사진은 한장도 담지 못했다. 강풍에 눈바람이 몰아치고 우의를 입고 있었기에 사진기를 꺼내기가 어려웠다. 밧데리 방전도 조심해야 했기에,

오후에는 오전보다 더 심하게 눈보라가 몰아치며 기온도 내려가고, 대간능선에 눈이 쌓이기 시작하자 진행속도는 더 떨어졌다. 956봉을 넘고 1059봉 근처에서 더 이상 진행이 불가하여, 강풍 눈보라를 피해 능선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비박지를 구축하고 비상상태로 하루밤을 보낸다. 눈이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밤새도록 바람이 불면서 눈보라가 몰아 친다. 

 

 

▲ 황이리갈림길 가는 길

다음날 아침.

다행이도 눈은 그쳤지만 허벅지까지 눈이 쌓여 있고, 대간능선길은 강풍으로 인해 허리까지 눈속에 파묻힌다. 

달리 방법이 없다.  능선을 고수하며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가는 수 밖에,   

 

 

사방을 둘러 보아도 온통 눈으로 덮힌 세상뿐이다

 

 

능선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앞으로 나갈 수 없을 때는, 눈이 덜 쌓인 곳으로 우회를 하며 힘들게 힘들게 진행한다. 이렇게, 1시간에 고작 400-500미터 전진하면서 아주 느리게 황이리갈림길로 향한다  

 

 

배낭커버를 씌웠음에도 습한 기운을 잡아 먹는지 배낭은 점점 무거워지고

 

 

그나마 내리막 길에서는 중력을 이용해 눈을 헤쳐나가니 한결 나은 편이다

 

 

다시 1080봉 정상. 대간길은 이 곳에서 우회전 내리막을 타게 되고

 

 

강풍으로 이정표와 나무가지에 눈꽃이 만발하였다  

 

 

대간길은 눈부신 눈꽃들의 경연장이 되고 

 

 

바람불이 삼거리. 넓은 공터에 샘도 가까이에 있다고 한다. 봄여름가을에 비박야영하기 딱 좋은 장소이다 

 

 

바람불이에서 1시간 정도 더 진행하자 황이리갈림길 도착.

 

 

이른 시간이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을 하기로 한다. 이틀동안 눈밭에 파묻혀 진행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됬나 보다

 

 

▲ 쇠나드리 가는 길

다음날 아침.

어제밤 핸드폰에 위치추적 문자가 들어와 있어, 느낌이 이상해서 아침 일찍 서둘러 야영지를 정리하고 높은 곳으로 오른다. 휴대폰 통화가능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으로 전화한 결과, 집에서는 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구룡령에 주차해 놓은 승용차가 폭설로 눈속에 파묻히고 이틀동안이나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산행중 눈보라속에 실종된 것으로 추정, 구룡령을 지나 다니는 강원도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하였다 한다. 차적 조회를 통하여 서울집으로 연락이 가니, 집에서 난리가 났다. 집사람이 동생들한테 까지 연락하여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고, 강원도 구조대에 구조요청까지 하였다 한다. 어찌 이리 황당한 일이, 할말을 잃었다.

그동안 산행진행 상황와 대간길 대부분이 휴대폰 불통지역이라 통화가 어려웠음을 차분히 설명한후, 구조대 출동을 취소시키고, 오늘중으로 귀경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어찌 이리 황당한 일이, 휴대폰 통화만 되었더라도 이런 난리법석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어찌되었든 오늘 산행은 조침령까지 서두르기로 한다.   

 

 

▲ 폭설이 예술 작품까지, 이후 밧데리 방전 직전이라 사진을 몇 장밖에 담지 못하였다

 

 

▲ 또 다시 눈이 내린다. 쇠나드리 도로가 내려다 보이는 능선을 지나고 

 

 

▲ 옛 조침령 도착 직전 산죽밭에서 짙은 운무로 인하여 길을 잃는다. 몇미터 앞을 분간하기 힘든 짙은 안개속에서 완만한 능선상에 있는 대간길과 대간능선은 찾기가 더 어렵다. 이리저리 헤매다 조침령까지 산행을 포기하고, 쇠나드리 마을로 비상탈출키로 한다. 조침령까지 3㎞ 정도가 남은 지점이다

이후 사진기 건전지 소진으로 사진촬영 불가. 폭설로 인해 마을로 내려가는 길도 눈속에 파묻혀 버렸다. 가슴까지 빠지는 눈속을 헤치며 힘들게 쇠나드리 마을로 내려와 식당 사장님께 구룡령까지 택배를 부탁한다. 이렇게 3박4일간 폭설로 인해 원없이 눈속에 파묻혀 보고 또 그 만큼 힘들었던 27구간 비박종주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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