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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18구간

(고치령-갈곶산-선달산-옥돌봉-도래기재)

 

 

▶ 종주 일정  :  ‘10. 10. 9 (토)

  ▷ 전날  :  동서울 - 풍기 민박

  ▷ 첫째날  :  풍기 택시-고치령-마구령 - 갈곶산 - 늦은목이 - 선달산 - 박달령 - 옥돌봉 - 도래기재 민박

▶ 종주 거리 : 26.5km

   ▷ 고치령 - 8.0- 마구령 - 4.9- 갈곶산 - 1.0- 늦은목이 - 1.9- 선달산 - 5.1- 박달령 -  3.0- 옥돌봉 - 2.6- 도래기재

▶ 소요 시간  :  10시간 30분

▶ 산행 날씨  :  옅은 구름

▶ 산행 회차  :  14회차

▶ 대간종주 주의구간

   ▷ 고치령 - 도래기재

    ○ 전형적인 육산으로 부드러운 낙엽길이 계속되며, 위험 구간은 없다. 등산로 또한 복잡하지 않고 거의 외길이라 가을철 낙엽이 쌓인 대간길이라 하더라도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바닥에 잔돌이나 작은 돌멩이, 나무뿌리 등도 거의 없어 마음껏 걸어 볼 수 있는 길이다.

    ○ 육산의 단점인 대간길을 조망할 수 있는 구간이 거의 없는 점이 아쉽다. 그나마 조망이 확보되는 마구령 지나서 헬기장과 선달산 정상에서 주변의 경관을 열심히 사진기에 담아야 한다.

 

풍기에서 여관을 잡고 거리로 나와보니 길건너 바로 앞이 풍기인삼시장이라, 거리는 아담하고 소도시 답지 않게 활기가 흘러 넘친다. 인삼의 고장 풍기에서 하루밤을 묵고 새벽에 고치령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새벽에 일어나 택시를 이용 풍기에서 고치령으로 이동한다

 

 

고치령에 도착하여 산령각 앞에서 랜턴을 켜고 산행준비를 한다. 고치령은 이른 아침이라서 인지 짙은 안개로 덮혀 있다.

 

 

▲ 마구령 가는 길. 고치령을 출발하여 잠시 오르자 헬기장이 나타나고, 하늘이 밝아 지기 시작한다. 

 

 

짙은 안개와 나무숲으로 인해 주변 전망이 트이지 않는다. 500m 마다 설치한 이정표만이 현 위치를 가늠할 수 있어, 이정표가 나타날 때마다 사진을 담는다.   

 

 

계절이 바뀌는 10월 초순 날씨인지라 아침은 제법 쌀쌀하게 느껴진다. 대간길 또한 겨울 준비를 하려는지 떨어진 낙엽이 수북하다. 마구령 가는 길은 부드러운 흙길에 낙엽이 쌓여 있어 이를 밟고 걷는 것 또한 좋기만 하다.

 

 

조망이 트이지 않는 똑같은 숲길이 반복되자 이정표 사진만 계속 찍게 된다.

 

 

고치령으로 부터 1시간 10여분만에 미내치에 도착한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는 미내치 이정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정표가 보이질 않아 잠시 살펴보다 출발한다.

 

 

똑 같은 길은 또 계속 이어지고

 

 

고치령과 마구령 중간지점 이정표에 다다른다. 조망이 없을 때에는 소요시간 계산하는 버릇을 들이다 보니, 중간지점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시간을 재어본다. 고치령에서 1시간 20분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다. 이 정도 시간이면 마구령에 대략 8시 40분정도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   

 

 

1097봉을 향한 완만한 오름길이 시작되고

 

 

고도가 높아지자 안개 지역으로 진입하여

 

 

1097봉 정상을 향해서 계속 숲속 터널을 걷는다. 1097봉은 마구령 도착전에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1097봉 도착전 이정표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1097봉 정상에 도착하여 주변 전망을 담아 보지만 나무숲에 가려 전망이 트이지 않는다

 

1097봉 정상은 헬기장이 있어 널찍하지만

 

 

주변이 나무들로 둘러 쌓여있어 멀리 보는 전경을 담을 수 없다

 

 

1097봉에서 마구령까지 내리막이 길게 이어져 

 

 

오르막보다는 수월하게 내리막을 타면서 마구령으로 향한다 

 

 

마구령 근처에서 고목터널도 통과하고 

 

 

마구령 고개보다 약간 아래쪽 도로로 내려 온다

 

 

마구령 표지석쪽으로 이동하여 간이의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마구령을 출발하자 널다란 헬기장이 나타난다. 894봉인 듯 하다. 헬기장에서는 올라야 할 1057봉이 정면으로 조망된다.

 

 

헬기장에서는 아쉬운데로 주변 조망이 트인다. 빙 둘러가며 사진을 담는다 

 

 

낮게 깔린 구름들때문에 어디가 어딘지 구별하기 힘들지만, 모처럼 탁 트이는 전경을 맞이하니 가슴속까지 후련해지는 느낌이다. 

 

 

헬기장을 내려서자 잠시 내리막이 나오고 

 

 

1057봉을 향한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된다 

 

 

1057봉 오르는 길에 바위 능선길이 나타나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서 오른다

 

 

가을은 가을인지라 빨간 단풍나무가 종종 눈에 띄고 

 

 

숲에 묻혀 있는 1057봉 정상은 별 볼이 없어 막바로 통과한다 

 

 

1057봉을 지나자 평탄한 내리막으로 

 

 

갈곶산까지 힘들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낙엽이 두텁게 쌓인 대간길은 양탄자가 깔린 고급스러운 산책길이다. 이런 고귀한 길은 산에만 있는 길이라, 이런 길을 걷는 것 자체가 축복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넘쳐나는 행복함에 상기된 표정으로 대간길을 걷는다

 

 

갈곶산 초입에 이르자 약한 오름이 나타나고

 

 

966봉 갈곶산 정상에 도착한다. 갈곶산 역시 숲에 묻혀 조망은 트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늦은목이를 향해서 내리막 길을 걷는다.

 

 

봉화군 물야면과 영주시 부석면을 이어주는 고개 늦은목이. 지금은 산객들이나 이용하는 고개이다. 지도를 살펴보니 이미 지나왔던 마구령이 차량통행이 가능하여 늦은목이 역할까지 같이 하는 것 같다. 소백산국립공원은 이 곳이 경계선으로 앞으로는 관리공단 이정표를 만날 수 없게 된다.

 

 

선달산 오르는 길은 해당 지자체에서 깔끔하게 정비를 해 놓아, 보기도 좋고 산행하기도 좋다 

 

 

선달산 고도가 1236m 이니 늦은목이 800m 에서 한참을 올라야 한다. 모처럼 땀을 흘리며 오르막을 오른다.  

 

 

길게 길게 숨을 헐떡이며 1시간여를 오르자

 

 

굵직한 글씨체가 선명한 선달산 정상

 

 

선달산 정상은 사방으로 전망이 트인다.  

 

 

선달산 정상에서 주변 전경을 이리 저리 담아본다. 모처럼 탁 트인 주변 경치를 접하게 되니, 기나긴 숲속 터널로 부터 해방되는 기분이다. 수풀너머로 오늘 넘어야 할 옥돌봉이 보인다    

 

 

선달산 정상에서 박달령까지 남은 거리는 5㎞ 정도이다. 짧지 않은 거리이다. 1천미터급 능선을 2시간 정도 타야 하는 거리이다. 

 

 

바위들이 어우러진 1246봉을 지나 

 

 

참나무 낙엽이 두텁게 쌓인 1천미터급 고지대 능선을 걷는다

 

 

선달산 옹달샘이 근거리에 있지만 그냥 지나친다. 한여름 같았으면 샘터로 내려가 물도 마시고 세수도 하고 물통을 채웠을 터이지만, 지금은 물이 충분하다  

 

 

암릉을 우회도 하고 작은 봉우리들을 넘기도 한다

 

 

대간리본이 걸려있는 둔덕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낙엽들이 쌓여 있는 무명봉 쉼터를 지난다

 

 

무명봉 마지막 쉼터를 지나면 박달령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곳에 박달령까지도 완만한 내리막이다

 

 

무명봉 마지막 쉼터에서 20여분 진행하자 콘크리트 헬기장이 있는 박달령에 도착한다

 

 

박달령은 고도 1009m 고개마루이지만 산령각, 쉼터, 안내판, 화장실, 헬기장 등 다양한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고, 근처에 샘터도 있다고 한다

 

 

옥돌봉 오름길에도 쉼터와 안내판이 중간중간 설치되어 있고

 

 

옥돌봉을 향한 오름길은 다시 길게 이어지고

 

 

산행시간 10시간이 다가오자 산행속도도 떨어지기 시작한다

 

 

긴 오르막에 잠시 숨고르기를 하다가 이름 모를 보라색 꽃을 발견한다. 투구꽃?

 

 

이어서 문수지맥 분기점 쉼터에 도착한다. 문수지맥은 옥돌봉에서 시작해서 주실령, 문수산을 거쳐 116㎞를 뻗어 내려가 낙동강과 내성천 합류지점인 예천 회룡대에서 끝난다고 한다.

 

 

문수지맥 분기점에서 좀 더 진행하자 헬기장이 나타나고 옥돌봉 정상석이 보인다. 

 

 

옥돌봉 정상도 역시나 주변 조망은 트이지 않는다

 

 

도래기재로 내리막을 타며 숲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깥 세상을 사진에 담으려 했지만, 나무들이 촛점을 흐려 놓아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수령이 550년이나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철쭉나무를 만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숲속 터널을 통과하며 도래기재로 향한다

 

 

도래기재는 동물이동통로가 설치되어 있어 그 옆으로 설치된 나무계단을 통해서 도로로 내려선다 

 

 

▲ 태백산에는 금송아지 두 마리가 산다고 했다. 한 마리는 북쪽 끝 금대봉 어딘가에 묻혀 있고 한 마리는 남쪽 끝 구룡산 자락에 묻혀 있다는 것이다. 금대봉에도 몇 번이나 금송아지를 찾으려는 이들이 다녀갔지만 결국 그들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남쪽의 금송아지는 하늘의 뜻이었는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태백산의 마지막 자락 구룡에 기댄 우구치리의 비극은 그렇게 시작됐다.
태백산과 소백산을 가르고 강원도와 경상도를 잇는 고개가 도래기재다. 춘양에서 고개를 넘으면 만나는 첫 동네에는 ‘우구치리’라는 돌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도래기재에서 바라보는 골짜기 생김새가 마치 소의 입을 닮은 데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직도 ‘금정’이라는 이름을 더 친숙하게 부른다. 일본인들이 금광을 개발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금광에서는 물이 많아 나와 금을 캐는 것이 마치 우물 속에서 금을 기르는 것과 같다고 해서 금정(金井)이라 불렀다 한다. 이제는 같은 면인 춘양면에서도 금광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이가 많을 정도로 잊혀져 가고 있지만 금정은 한창 때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가는 금 산지였다고 한다.  

<중략> 

김 할아버지와 함께 금정계곡 옛 광산을 찾아 오른다. 한국인 학생들이 다녔다는 소학교 자리는 이미 거대한 낙엽송 숲이었다. 일본인 학생들과 한국인 간부의 자식들이 다녔다는 금정소학교는 다시 지어져 금정분교로 문을 열었으나 이내 폐교된 채 닭들의 놀이터로 변해 있다. 금정계곡에 유난히 많은 낙엽송들은 옛 집터라고 한다. “저 골짝 이 골짝 빈틈이 없었더래요. 낙엽송 자리는 다 집터야.” 김 할아버지의 손끝에서 봉화군 최초의 변전소가 살아나고, 순사가 10명이 넘었다는 주재소가 살아난다. 땔감을 구하려고 산을 오르는 이들을 붙잡아 물꼬를 내던 산림간수 사무실은 50년도 더 됐다는 세월이 무색하게 여전히 멀쩡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고대 성처럼 버티고 섰던 제련장 자리도 하루가 다르게 초록이 지고 있었다. 이미 옛길을 점령한 물길은 제련장 석축을 쉴새없이 두들기며 초록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활동사진을 처음으로 보게 해줬던 극장자리며, 미나미 지로 일본 총독이 묵었다는 호텔자리도 이제는 낙엽송에 자리를 내줬다.

< 출처 : 한겨레21 "백두대간사람들" 글중에서 > 

 

 

도래기재 터널 앞에서 산장에 연락하여 택배를 부탁하고 오늘 산행을 종료한다. 

고치령에서 도래기재까지 26.5㎞로 산행시간 10시간 30분정도 소요되었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산행이라서 인지 여름처럼 타는 듯한 갈증과 무지막지한 탈수현상으로 인한 체력소진이 없어 나름대로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선달산과 옥돌봉 오름길이 조금은 힘들었지만 가을날씨 덕분에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고,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대간길을 걸으니 행복한 산꾼이 따로 없다는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대부분 구간이 숲속 터널로 이루어져 있어 전망이 트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지만, 행복함을 느끼며 오늘 하루를 보낸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할 따름이다. 

▲ 도래기재 백두대간산장사장님 내외분이 운영하는 춘양면 서벽리 백두대간산장에서 하루밤을 묵는다. 따뜻한 물이 나오는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으니 뽀송뽀송 날아갈듯한 안락함은 산행을 끝내고 난후 느끼는 또 다른 묘미이다. 산장 사모님 음식 솜씨 또한 뛰어나 밥을 두그릇이나 해치웠다. 

오늘은 백두대간산장에서 쉬고 내일 아침 일찍 도래기재를 출발하여 화방재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산장에서는 옥수동에서 오신 대간꾼 한분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는데, 내일 산행일정이 나랑 똑 같아 나홀로 산행이 아닌 동행산행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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