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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종주 둘째날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2009.9.22(수)
벽소령 출발.
지리산 능선을 향해 두팔을 벌리고 가슴을 펴
다시 한번 힘을 내보자....
벽소령에서 조금 가다보면
옛 작전도로가 나타난다.
꽤 넓은 길로 왠만한 트럭은 교행이 가능했으리라.
북쪽의 음정마을에서 벽소령을 넘어 남쪽의 삼정마을로
차가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니......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
이 높은 준령까지 왜 도로가 필요했을까
70년대 초반에 만들어 졌다는데..........
"현대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지금은 쓸모없는 작전도로만 남았구나
누구의 부름도 아니었다
누구의 욕망도 아니었다
거역할 수 없는
혼돈의 소용돌이로
역사의 수레바퀴는
그냥 그저
아군도 적군도 구별하지 아니 하였다
구비 구비 이어진듯 끊어진듯
흔적만 남아가는 도로를 따라
이 지독한 짓푸르름만 이어지고 있누나
이젠
모두를 잊은듯
통행이 금지된 작전도로에
세월이 흐르듯
돌들도 흘러 내려
그 치열했던 삶을 덮어가고 있구나"
12시경 덕평봉 선비샘을 만난다
점심으로 준비한 전투식량, 사과한개, 커피한잔은
지긋한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
대구의 멋진 산님과 식사를 같이 했다.
선비샘에서 바라본 이름모를 능선들
우측 저멀리 끄트머리 뾰족히 솟은 봉우리가
백운산 능선길을 따르다 보면 나타나는 억불봉이라고 한다.
선비샘에서 바라본 칠선봉 가는 길
무척이나 평탄해 보여 기분이 좋았는데
잠시후 익히 듣던 힘드는 능선을 통과하게 된다.
햇볕이 좋고 날씨가 맑으니
공터가 있는 곳에는 잠자리 떼들이 운치를 돋운다
아이들 엄마 왈
여름이 지나면서 기온에 따라서
산아래로 서서히 내려 간단다.
우린 모두 끄떡 끄떡....
드뎌, 천왕봉이 뚜렷하게 보이고 장터목 산장도 보인다
헌데 오늘의 목적지 세석은 보이질 않는다
지금 당장 지나야할 칠선봉은
칼날 능선처럼 반듯하게 서서 영신봉으로 이어지고
극기훈련으로 우리를 맞이하려 한다
과연 저 칼날능선 사이로 길이 있을려나.......
껀니 천왕봉 쪽 능선을 배경으로 사진 한방
칠선봉 이정표가 넘어질 듯 서있다......
칠선봉에서 영신봉 가는 길
기가막힌 전망대가 나타 났다가
기암괴석 사이로
요리조리 피해가며 오르막 계단이 나타난다
우린 열계단으로 오르고
숨고르기를 또 계속한다.
빼꼼이가 찍은 갈래 능선과 갈래 계곡.
대성골 쪽인가..................
시간이 오후로 가면서 엷은 운무가 덮히기 시작한다
깎아 지른 절벽 아래로 지리산의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우린 땀을 뚝뚝 떨어트리며 숨고르기를 하느라
제대로 감상을 하지 못한다
헉! 이렇게 좋은 길이 나타나다니.....
그저 흙길을 지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영신봉이다.
영신봉에 도착한 껀니의 표정이 지쳐보인다
지리산 능선길이라 하지만 습하고 무더운 여름날씨는 피해갈 수 없다
땀을 뚝뚝 떨어트리며 힘들게 세석산장으로 향한다.
세석을 향해 내려가는 길이다
건너편 봉우리는 촛대봉이란다.
별루 촛대처럼 솟지 않았는데,
아마 다른 이유가 있을 꺼다.
아늑하게 자리한 세석산장과 세석평전
누구는 잔돌고원이라는 이름이 맞다고 한다
그럼 잔돌 산장?
흠....
훨씬 감칠맛이 나는데......
연하천에서 세석은 9.9키로 소요시간은 점심시간 빼고 6시간 정도 걸렸다
예상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렸지만
전혀 불만이 없다
아니 너무 일찍 도착해서
전망 좋은 곳에서 좀더 머물다 올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녁을 일찍 끝내고
힘들게 가져온 슬리퍼를 남들에게 자랑하고자
열쉬미 샘터와 산장에서 끌고 다녔다
슬리퍼........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지만
산장에 도착해서는 아주 유용하다
동네마트 가서 제일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진 슬리퍼를 장만한 덕을 톡톡히 보았다.
샘터는 연하천과 마찬가지로 물이 넘쳐 도랑을 이루며 내려간다
도랑에서 발도 씻고 세수도 하면서 머리도 슬쩍 슬쩍 헹궜다
얼음장같이 차가운건 지리산 샘터의 공통점인가 보다.
산장 내부는 목재로 정성스레 지어져서
너무 깔끔하고 좋다.
내일은 백무동까지 내려가야 하기에
8시경 잠자리에 들었지만
벌써 지리산에 적응을 했는지
피곤함이 덜해서인지
한참을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우리가족 사진사는 이름 모르는 꽃들을
너무도 많이 찍어
그 성의를 봐서라도 꽃사진을 올려 본다
꽃이름은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하나 하나 익혀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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