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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7.21(화)
전날 밤부터 굵은 장마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날씨 걱정에 잠을 설치면서 뒤척이다 보니
어느새 새벽 4시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나와보니
여전히 비바람 장마비는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계획대로 예약 일정과 맞추려면
빗속에서도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비가 온다고 산행을 포기하려면 애초에 내려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후 3시경이면 비가 멈출 것이라는
기상대 예보가 있기에
기상대에 우리의 믿음을 걸고
일단은 성삼재로 가기로 한다.
전원기상
잠결에 이른 아침 식사을 마치고
배낭에 각자의 준비물을 챙긴후
예약택시를 이용하여 성삼재로 향한다.
차는 주차장 한켠으로 치워 놓고 카운터에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이틀뒤에 찾아 가겠노라 하니,
주차는 할 수 있지만 파손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수 없단다.
당연한 얘기를....
택시 기사님이 무척 친절하여 이런얘기 저런얘기 나누면서
비록 밖은 장마비가 때리고
오르막 도로는 물보라가 치지만
즐겁게 성삼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성삼재 06:30도착
짙은 안개와 함께 비는 계속 되지만
지리산 종주 첫걸음이 마냥 설레이기만 하다
성삼재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전망이 좋아지기를 기다렸지만
세차게 부는 바람과 함께 비는 계속된다
해서 비닐 판쵸 우의를 덮어쓰고 노고단을 향해 출발.
성삼재 휴게소에서 비닐 판쵸 우의를 덮어쓰고 출발했지만
이내 빗방울이 가늘어지고 체온 상승으로 더워져서
비닐 우의를 벗어버렸다
어차피 땀으로 목욕을 하나 빗물로 샤워를 하나 매일반 아닌가?
08:00경 노고단에 도착해보니 호우주의보로 인해 입산 통제중이다
배낭을 내려 놓고 쉬기로 한다
오늘 일정은 연하천산장이므로 오후 늦은 시간이 아니면 산행이 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입산통제 해제가 되기를 기다리기로 한다
기다리기가 지루하여
빼꼼이와 빼꼼이 엄마는 숙소에 올라가 한시간 정도 잠을 자둔다
헌데 오전 11시가 다되어 가도 비는 그칠줄 모르고 오락가락하고 바람은 세차다
입산통제 해제 소식도 없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취사장으로 이동
밥을 짓고 포장 미역국을 끓여서
점심을 땡겨서 먹는다
노고단 취사장 수도꼭지는 물이 콸콸 나오고
잔반통도 취사장 바로 옆에 있어
밥해 먹고 식기 헹구기가 여간 편한게 아니다
공원관리공단측의 탐방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노고단 상징인 할미상과 그림이 다채롭다
휴식시간이 길지 않았다면 이러저러한 사진과 그림 등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으리라....
어느덧 시간은 자꾸만 흐르고 슬슬 초초해지기 시작할 무렵인 12시경
드디어
기다리던 입산통제 해제가 전달된다
해제되기를 기다리던 여러 등산팀들이 준비된 듯이 튀어 나간다
우리 가족도
서둘러 배낭을 정리하고 뒤따라 출발한다
노고단을 향해 오르기 시작.
음....
처음부터 돌계단이라....
각오를 다진다.
가는 길엔 여러가지 꽃들이 마니 마니 피어 있었지만
미처 여기까지는 공부를 해오지 못했다
이름모를 꽃들이 시원한 빗줄기로 하여금
방울 방울
여기 저기
피어나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우리 가족의 사진기사는 빼꼼이가 맏기로 하고 수백여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그중 절반은 꽃과 풀을 찍었다.
카페글에는 지면상 간간이 하나씩만 나열하여 본다
노고단 정상은 오른쪽이라 하지만
짙은 안개때문에 보이질 않고
왼편의 돌탑만이 희미하게 모습을 감추고 있다
첫날은 주변의 장엄한 지리산맥을 볼 수가 없어 아쉬웠지만
그런데로 간간이 주변 경치는 보게 해주었다
우리는 지체된 시간때문에 사진 한장찍은 후 임걸령을 향해서 나아간다
피아골삼거리 못미처서 수풀이 키를 넘고 등산로는 오솔길 수준으로 좁아 진다.
이정도로 산을 보호하고 가꾼다면
지리산도 머지않아
울창한 원시림으로 뒤덮히고
옛날 옛적 한여름밤의 동화를
우리 후손들에게
다시 들려주리라.......................
피아골삼거리에서 아들과 딸과 아빠가 한 컷....
어느덧 비는 멈추고
계속 짙은 안개로 지리산 주능선과 갈래 능선을 볼 수 없지만
피아골 삼거리가 반갑기만 하다
조금만 더 가면 물맛이 좋다는 임걸령이다
임걸령 도착
소요시간 1시간 20분 3.2키로 거리이다
그럭저럭 빠른 걸음은 아니지만 6시 이전까지는 연하천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죽염을 꺼내서 나눠 줘 보지만 모두들 사양한다
뙤약볕 종주산행을 대비해 죽염을 3통이나 주문한 준비위원장은 머쓱해 진다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하다 보니
오히려
가족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나보다
특히 껀니 엄마는 불필요한 지출을 여러번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한바 있지만
준비위원장은 의사소통없이 위원장직권으로 밀고 나갔다.
차후에 평가받겠노라고...
누구처럼 역사의 심판에 맏기겠노라고......
크..............
사실 지리산종주 제안은 누가 해놓고
애꿋은 준비위원장만 한달동안 애가 달았다.
지리산 종주 대비 체력단련 계획을 사전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실행하는 이가 없어
외로이 준비위원장만 한달동안 애가 달았다.
지리산 종주 경험자가 없어
한달내내 종주 산행후기를
준비위원장만이 홀로 열나게
인터넷을 뒤지고 돌아 다녔다.
지리산 샘물중에 맛이 제일 좋다는 임걸령 샘터다
물 한바가지를 단숨에 들이 킨다
가슴이 시리도록 시원하다
다시 한바가지 떠서 맛을 음미해 본다
으음....
"어 참 물맛 좋다......."
그 옛날 도를 닦던 선비들도
령을 넘던 선배들도
빨치산도, 토벌대도 모두들 이 물을 마시고
잠시 쉬었다 갔으리라
으음......
새까만 후배가 후손이 느끼는 맛은
"시원하기도 하구여 그리고 쇳물 맛이 나는 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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