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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구간 종주 6일차

(샐리키스레익에서 프로랜스레익 갈림길까지 10.9㎞)

  

 

 

◯ 종주 일자 : 2019. 8. 22(목)  6일차

 

◯ 종주자 : 1명

 

◯ 종주 거리 : 10.9㎞ (6.8마일)

 

◯ 종주 경로

  ▷ 샐리키스레익 - 센거크릭 - 샐리키즈컷오프 - 뮤어랜치 - 프로랜스레익 갈림길 야영장

 

 

 

< 지도 출처: www.BlackwoodsPress.com> 

▲ 지도 경로 및 고도표    

   샐리키즈 레익에서 뮤어랜치까지 계속 급한 내리막이다. 뮤어랜치에서 산행동료를 만나기로 한 날이지만, 다음날이 되서야 만나게 된다. 덕분에 뮤어랜치 부근에서 야영하게 되고,  금쪽같은 하루를 허비한다.  10.9㎞(6.8마일)를 걸었다.

 

 

 

▲ 샐리키즈레익 야영장

   아침을 누룽지는 조금만 넣고 물은 많이 부어 끓이고, 충분히 불어터지기를 기다렸다가, 누룽지탕, 숭늉처럼 후룩후룩 마신다. 그리고 알약 소금 1알. 이게 오늘 아침 한끼 식사이다.

성인 1일 기준 2,000 ∼ 2,500㎉, 힘든 종주산행에는 3,000㎉ 이상이 필요한데, 지금 섭취하고 있는 1일 칼로리는 1,500㎉ 정도 밖에 안된다. 지금 철저하게 칼로리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 결국, 종주 산행내내 이런식으로 식사를 하고, 어렵게 힘들게 휘트니까지 마무리는 하였지만, 덕분에 몸무게가 6㎏이나 줄어서 눈저울을 다시 확인했을 정도였다. 이건 뭐 산행기간 내내 먹지 못해서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물도 3일 동안 정수기가 없이 마신 결과, 배탈 설사로 애를 먹는다. 끓인 물이라도 많이 섭취해서, 계곡물을 정수하지 않고 그냥 마시는 빈도수를 줄여 보자.

갑자기 회의감이 몰려온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JMT라는 세계적 종주코스의 환상에 젖어 준비를 소홀히 했는지, 준비부터 실행까지 엉망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종주산행이 끝난후 곰곰히 따져봐야 겠다. 준비과정을 차지차종 따져봐야 할 산행동료는 중간탈출 아닌 중간탈출로 VVR로 내려가고 없다. 이런 상황이니 육체적 고통은 차지하고라도 마음의 고통을 추스르기가 더 힘들다.

 

JMT 종주계획서는 1달 동안 자료수집해서 작성해 보고 산행동료한테도 보내 주었다. 먹거리 계획서는 건조식품 상품마다 칼로리와 무게를 조사해서 목록표를 만들고, 구간별 식단도 짜서 전체 칼로리, 1일 식량 무게, 구입 비용까지 계산해 보고, 이 또한 산행동료한테 보내 주었다. 또한, 이에 근거하여 건조식량만 배낭에 넣고 비박산행 훈련도 여러번 하였건만, 무엇이 잘못되었길래 이리도 낭패를 당하는지?  한국에서 계획하고 연습하고 훈련한 내용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마치 산행 초보들이 JMT 소풍을 온 느낌이다. 

LA에 거주하는 지인에거 먹거리 일체를 위임하고 수고비까지 지불하였건만 결과는 참혹한 수준을 넘어, 어이상실 황당할 따름이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가 없다. 종주길에 들어선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으니, 종점을 향해서 휘트니 포탈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참! 기가막힐 노릇이다.    

 

 

 

5일 동안 하루에 100방씩. 손등, 팔뚝에 붉은 반점이 전부 모기한테 물린 흔적이다. 모기퇴치제를 발라 보았건만 모기와의 전쟁에서도 처참한 패배를 당하였다. 현지 미국 젊은이들은 반바지에 반팔임에도 끄떡없는데, 의아해서 물어보니, 한 젊은이가 알려주길 분사식 모기퇴치제를 매일 출발전 온몸에 뿌리고 출발한단다. 약효가 2-3일은 간다고 한다. 이런 낭패가 또 있나, 뮤어랜치에 도착하면 분사식 모기퇴치제부터 당장 사야겠다.

 

 

 

종주길에 들어선 이상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가야한다. 마음을 추스리고, 야영장을 정리하고 출발.

 

 

 

▲ 호수물이 흘러 나가는 입구 통과

 

 

 

 

▲ 샌거크릭 가는 길

   오늘은 뮤어랜치에서 산행동료를 만나고, 재보급도 받고, 재충천하는 날이다. 헌데, 뮤어랜치에서 또 낭패를 당하게 된다. 업친데 덥친격, 악전고투의 서막이 열리는 날이다. 한꺼번에 불운이 찾아 온날 이다.

 

 

 

 

 

잠시 초원지대.

 

 

 

 

▲ 샌거크릭

   뮤어랜치까지 계속 내리막이다. 샌거크릭을 지나고, 

 

 

 

 

 

▲ 뮤어랜치 가는 길

   갑자기 급경사 지그재그 내리막이 나타나고, 저 계곡 아래에 뮤어랜치가 있을터, 

 

 

 

 

뮤어랜치 골짜기 전경

 

 

 

 

급경사 지그재그 내리막. 올라오는 종주자들이 헉헉거리면서 올라올 정도 경사가 급하다.

 

 

 

 

다시 한번 뮤어랜치쪽 전경

 

 

 

 

뮤어랜치 갈림길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아저씨들. 나이를 물어보지 못했지만 나와 비슷할 듯,

 

 

 

프로랜스레익 갈림길

 

 

 

 

 

좀 더 내려가자 파이우트패스, 프로랜스레익 갈림길, 뮤어랜치는 직진,

 

 

 

 

 

블레니핫스프링 갈림길

 

 

 

 

 

 

▲ 뮤어랜치 

   드디어 뮤어랜치 도착.

 

 

 

20여마리 말과 마굿간, 말에 짐을 실고 원하는 지점까지 운송한다고 한다. 해서 길에는 말똥이 널려 있다. 

 

 

 

곰통을 정리하는 작업대, 각 양동이 통들 속에는 선답자들이 남기고 간 여분의 건조식품들이 종류별로 담겨져 있다. 그것도 마니마니 담겨져 있어, 보급품을 제때받지 못한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이 것이 없었다면 JMT를 중도포기 했으리라.  

 

 

 

 

 

보급품 창고와 보급확인 노트. 택배로 들어온 보급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뮤어랜치 직원이 운송증을 확인하고 보급품 양동이를 내어 주는 곳이다. 바로 옆에 학교종도 달려있어 종을 땡땡치면 직원이 달려 온다. 

 

 

 

 

사무실겸 스토어. 이 곳에서 분사식 모기퇴치제 2개를 15불을 주고 구입하고, 배낭 무게를 줄이고자 불필요한 전자기기, 옷등을 택배로 발송한다. 한국으로 발송은 안되고 LA 지인 주소로 발송하였다. 짐이 되어버린 아이젠은 버렸고, 덜 필요한 물품을 택배로 보내니, 3㎏ 이상 무게를 줄였을 것이다. 엄청난 차이이지만 뮤어랜치에서 9일치 식량을 더 구겨 넣으니 배낭무게가 19㎏까지 올라갔다. 

 

스토어 사무실내에 보조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도 충분히 비치되어 있다.

 

 

 

 

스프링워터. 사무실 바로 앞에 물이 콸콸나오는 수도 꼭지가 있다. 

 

헌데, 스프링워터 물을 마시고 나서부터 배앓이가 시작된다. 뮤어랜치 물이 나한데 맞지 않는 줄 알았더니, 되짚어 보니 3일동안 계곡물, 호수물을 정수하지 않고 먹은게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해서, 나흘동안 배앓이 고통에다가 먹는 것이 겁날 정도로 틈만 나면 좔좔좔, 체력은 방전되고, 크나큰 곤혹을 치루게 된다. 오늘은 불운이 겹치는 날인가 보다.

 

 

 

 

 

넓디 넓은 뮤어랜치내에 많은 수의 통나무 집이 있고, 방문객들이 숙소로 이용하고 있다. 

 

이상한 점은 숙소내에는 분명히 화장실이 있을텐데, 숙소밖에는 화장실이 없다. 결국, 이 곳에 숙박하지 않는 종주자들은 뮤어랜치 밖으로 나가서 볼일을 봐야 한단다. 

 

 

 

 

말에 짐을 실고 있는 모습. 이 곳 방문객들과 연계해서 짐을 운송해 주는 것 같다.

 

 

 

 

 

 

 

나보다 하루를 먼저 뮤어랜치에 도착해 있어야 할 산행동료가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식량 운송증 원본도 동료가 가지고 있어 식량도 찾을 수 없고, 할일이 없어 빈둥빈둥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진을 담는다.

 

산행동료를 하루종일 눈빠지게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하고, 결국 다음날이 되어서야 만나게 된다. VVR에서 뮤어랜치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대기하느라 늦어졌다고 한다. 이래서 종주일정 하루가 지연되었다. 지금도 진행속도가 늦은편인데, 설상가상이다. 결국, 요세미티 구간을 포기하는 단초가 된다.

 

더 황당한 것은 다음날이다. 보급품 양동이 2개를 보냈다고 했는데 1개만 도착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1개에 있는 보급품을 1/2을 나누고 부족한 식량은 선답자들이 두고간 식량통들을 뒤져서 이것저것 마구 주워담게 된다. 이건 또 뭐하는 짓인지? 이미 칼로리 관리를 철저히 실패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산행을 하란 말인지?  경위야 어떻하든 결과는 최악이다. 이런 악조건속에서도 꾸역꾸역 휘트니까지 마무리는 했지만, 원래 계획은 요세미티까지 완주하는 것이 목표였다. 

 

 

 

 

 

산행동료를 하루종일 기다리다 포기하고, 뮤어랜치에서 관리하는 가까운 인근 캠핑장으로 이동. 텐트를 치려고 하다가, 혹시나 프로랜스로레익 갈림길이 있는 지도상 캠핑장으로 오지 않을까 싶어 뮤어랜치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는 캠핑장으로 이동한다. 이 역시 잘못된 판단, 산행동료는 뒤늦게 뮤어랜치로 들어와 가까운 캠핑장에서 텐트를 쳤다고 한다. 덕분에 다음날 2㎞를 왔다리 갔다리, 충전중인 보조배터리를 뮤어랜치에 두고와서 또 2㎞를 왔다리 갔다리, 시간과 체력을 허비하게 된다.

 

 

 

 

 

프로랜스레익 갈림길 근처 야영장으로 가기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 파이우트패스쪽으로, 

 

 

 

 

2키로 정도를 진행하자,

 

 

 

 

 

 

▲ 프로랜스레익 갈림길 야영장 

   야영장에 도착. 바로 앞에 강물이 흐르는 평평하고 넓은 야영장은 특급 비박지이다. 이런 기가막힌 야영장을 만나다니, 그제서야 불편했던 마음이 누그러지고 평안해 진다. 저녁은 배앓이와 좔좔좔때문에 먹지 못하고 건너 뛰기로 한다. 이렇게 오늘은 악전고투의 서막이 열리는 생각하기도 싫은 날이 되어 버렸다.

 

불운이라고 치부하자, 어차피 받아 들여야 하니까. 달리 선택의 여지도 없다. 그냥 편하게 너그럽게 존뮤어트레일을 즐기며 가자. 이게 나에게 최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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