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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9-10구간(추풍령-큰재-개머리재)
< 어제 추풍령-큰재 구간에 이어 오늘은 큰재-개머리재 구간을 시작한다 >
▲ 큰재
민박집에서 서둘러 큰재로 왔지만 이미 날이 밝은 다음이다. 민박에서 식사제공을 하지 않으므로 어제 민박집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오늘 김밥까지 챙겨왔다. 배낭 또한 가벼운 손가방 정도로 바꾸고 무겁고 큰배낭은 민박집에 두고 왔으니 등짐이 가볍기만 하다. 산행일정은 오늘 지기재, 내일 화령재까지 가기로 하고 민박비도 아예 2박 비용을 지불하였다. 여기까지는 아무이상이 없었고 기분 좋게 큰재를 출발하였다.
허나, 산행중 무릎에 이상이 생기면서 결국 개머리재까지만 가게 되고, 구간종주도 오늘로 마무리하고 서울로 귀경하게 된다. 어제 무거운 등짐을 진게 원인인 듯 싶다. 계획에 어긋난 산행일정이었지만 어쩔 수 없어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 공사중인 옥산초등학교 터를 가로 질러 대간길로 접어 든다. 신축중인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은 여러동의 건물이 들어 서고 있어 완공될 경우 꽤 많은 인원을 수용할 것 같다. 대간종주자들이 하루밤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훌륭한 쉼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큰재에서 40여분 진행하면 회룡목장 이정표와 큰크리트 임도를 만난다. 이곳에서 한참을 헷갈린다. 대간길은 능선길이므로 관성적으로 직진하려 한다. 이리저리 직진하는 길을 찾아 헤매다가 산행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고 나서야 대간길은 직진이 아니고 회룡목장 가는 우측 콘크리트 길임을 알게 된다. 역시, 감으로 산행해서는 안되겠구나 다시금 깨닫는다.
▲ 대간길은 회룡목장 입구에서 우측 능선으로 이어진다.
▲ 회룡재
대간길 좌측 회룡목장의 소울음 소리를 들으며 낮은 야산같은 소나무숲을 통과한다. 회룡재까지는 회룡목장 입구에서 40분, 큰재에서 1시간20여분 소요되었다. 이정표 2시간은 여유롭게 충분한 걸음걸이로서 소요시간인 듯 싶다.
▲ 마을이 보이지 않지만 좌측 회룡마을을 끼고 무명봉을 하나 넘으면 개터재이다. 회룡재에서 개터재까지 40여분 소요된다. 개터재도 인근에 농경지가 있어서 인지 큰나무 보다는 잡목이 더 무성한 숲을 지난다. 개터재는 인근 효곡리 사람들이 개터골로 농사 지으러 다니면서 부른 이름이라 한다.
▲ 개터재에서 잡목숲을 뚫고 500정도 무명봉 능선을 오른다. 이후 이 능선을 타면서 고도를 낮추면 윗왕실재에 도착한다.
▲ 윗왕실재는 조그마한 동물이동통로가 있고 임도는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다. 윗왕실재는 상주시 공성면 효곡리와 외남면 소상리를 연결시켜주는 고개라 한다. 아마, 효곡리 주민들이 상주시내에 볼일이 있을 때 사용하는 고개일 듯 싶다. 윗왕실은 사방으로 산이 둘러싸여 있어서 마치 임금이 사는 구중궁궐처럼 깊숙한 곳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윗왕실 마을이라 하였다 한다.
▲ 윗왕실재를 출발하자 본격적인 백학산 오름길이 시작된다. 대간종주리본이 만발한 소나무숲에서 잠시 쉬기도 하며 천천히 오르지만, 이미 해는 중천에 떠있고 한낮의 무더위는 대간꾼을 주눅들게 만든다. 더하여 슬슬 왼쪽 무릎 부분이 땡기기 시작한다. 별거 아니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이런, 오늘은 지기재까지 가야 하는데 하며 잠깐식 서서 쉬는 방식으로 산행속도를 늦추어 본ㄷ.
▲ 정상이 가까와 지자 숲너머로 백학산 봉우리들이 보인다. 그 아래쪽으로 효곡리 마을이 보이고, 건너편에는 성봉산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산줄기들이 보이는 것 같다.
▲ 윗왕실재에서 1시간30여분만에 정상에 도착한다. 무더위에 천천히 오르자고 했지만 무릎까지 좋지 않으니 산행속도가 더 떨어진다. 백학산 정상 역시 이쁘장한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다. 주변이 나무숲으로 둘려 쌓여 조망이 트이지 않지만 나무벤치도 설치되어 있어 쉬었다 가기에 딱 좋은 곳이다.
▲ 정상에서 20여분간 충분히 쉬면서 점심 식사까지 하고나니, 무릎도 괜찮아 진것 같고 산행피로도 싹 가시고 재충된 느낌이다. 비록 날씨는 습하고 무더웠지만 기분 좋게 다시 출발한다.
▲ 백학산 정상에서 20여분간 급하게 내려오자 대포리 임도 이정표를 만난다. 비포장 임도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듯 하다. 지도를 보니 효곡리와 대포리, 덕곡리를 연결시켜 주는 임도로 표시되어 있다.
▲ 대포리 임도에서 개머리재까지는 잡목구간이다. 키작은 소나무와 잡목이 앞을 가리기에 요리조리 피해가며 진행한다. 잡목에 스치면 상처가 나고 풀독이 오를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진행한다.
▲ 숲사이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지나온 백학산 능선을 바라보지만 일부 능선만 보일 뿐이다. 대간길을 기준으로 이 곳 지형은 전형적인 서고동저형 지형이다. 서쪽인 모동면쪽은 지대가 높고 동쪽인 외남면, 상주시내쪽은 지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해서 대간길 서쪽은 평지가 많으니 마을과 농경지가 바로 인접해 있고, 반면 동쪽은 깊은 계곡을 형성하고 있다.
▲ 개머리재가 가까워지자 농경지를 만나기 시작한다. 행정구역상 모서면 소정리이다.
▲ 개머리재 주변은 평평한 평지 형태라 대부분 농경지로 개간되어 있다. 인삼밭, 포도밭, 담배밭, 수수밭, 과수원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밭에는 한낮의 더위 때문인지 아무도 없고 시간이 멈춘 듯한 뜨거운 적막감만이 흐르고 있다.
▲ 개머리재
사과밭, 포도밭 사이 농로를 따라 내려가면 2차선 도로가 나오고 개머리재 이정표가 나타난다. 밭에는 농부들이 땀 흘린 만큼 정성이 들어간 사과와 포도송이 들이 푸르른 싱그러움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개머리재는 소정재라고도 하며 지형 모양새가 개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 오늘 산행은 이 곳 개머리재에서 마무리 한다. 계획대로 지기재까지 가려 했으나 아무래도 무릎에 무리가 갈 것 같아 민박집 사장님께 택배를 부탁하고 트럭을 기다리기로 한다. 큰재에서 개머리재까지 17키로, 소요시간 7시간 20분 정도 걸렸으니, 백학산을 제외하고 빡센 오름길도 없었는데 꽤 시간이 많이 걸린 편이다. 뙤약볕에서 차를 기다리며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도로 반사경을 이용 내사진도 찍어 본다. 트럭이 오면 모동면 소재지에 있는 민박집으로 되돌아가 두고온 배낭을 찾고 시내버스로 상주로 이동하여 상주에서 고속버스로 귀경할 참이다.
▲ 상주에서 고속버스를 이용 서울에 도착하니 오후 8시, 강변역 테크노마트 주변 조명들이 막 들어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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