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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11구간 1 (화령재-피앗재)

 

 

▶ 종주 구간  :  11구간 (화령재 - 늘재)

▶ 종주 일정  :  ‘10.7.16  - 7.17 (1박2일)  

   ▷ 1일차  :  동서울터미널 - 상주터미널 - 시외버스 화서면 신봉리 - 택시 들머리 화령재 - 피앗재 - 피앗재 산장(1박)  

   ▷ 2일차  :  피앗재산장 - 피앗재 - 날머리 늘재 - 윗늘티 - 시내버스 상주터미널 - 동서울

▶ 구간 거리  :  31.58km  

   ▷ 1일차  : 화령재  - 3.26-  산불감시초소  - 1.45 - 봉황산  - 3.85-  비재 - 3.6-  갈령삼거리 -0.7- 형제봉- 1.56- 피앗재 - 피앗재산장(1박)  14.42km  

   ▷ 2일차  :  피앗재산장 - 피앗재- 5.66- 천왕봉 - 2.58- 신선대 - 1.17- 문장대 - 4.45- 밤티재 - 3.3- 늘재   17.16km

   ▷ 접속 구간  1.6km  :  피앗재산장 -1.6- 피앗재

▶ 소요 시간  

  ▷ 1일차  :  8시간 40분  

  ▷ 2일차  :  11시간

▶ 산행 날씨  :  흐림.  장마비

▶ 산행 회차  :  8회차

 ▶ 산행(주의) 구간

    ▷ 갈령삼거리 - 형제봉

       - 대간리본에 의지하여 진행중일 경우 갈령삼거리를 지나면서 형제봉쪽으로 갑자기 대간리본이 사라짐(대간리본 제거 구간).  하지만  길이 외길이므로 당황하지 말고 계속 진행하면 형제봉에 이르게 됨.       

      - 형제봉에서도 정상 바위옆을 돌아서 타고 내려가는 길로 진행해야함. 비오는 날 등 주위가  어두질 경우 길찾기 주의 요함.

    ▷ 문장대 - 밤티재

       - 문장대에서 밤티재 구간은 출입금지 구간으로 평소 직원이 통제하고 있는 구간임. 문장대 정상에서 내려다 봤을때 헬기장이 보이므로 그 곳을 통과하면 밤티재로 가는 길이 나오며, 험한 암릉구간이 시작되고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 계속됨.  길은 바위 능선을 벗어나지 않고 계속되므로 길을 잃었을 경우 능선 정상 부근에서 차분히 찾아보면 길이 나타남.  늦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진행해야 함. (위험 구간 주의)

 

▲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상주터미널 도착하여, 그 이름도 유명한 속리산 구간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 화서면 소재지인 신봉리로 향한다. 시내버스는 차시간이 맞지 않아 시외버스로 면소재지인 신봉리에서 하차하여 화령재로 갈 참이다.

 

▲ 화서면 소재지인 신봉리에 하차하니 화령재로 향하는 시내버스 차시간이 또 맞지 않는다.  택시를 타고 봉황산 초입인 삼거리로 이동한다. 삼거리 들머리에서 1박2일 종주를 힘차게 시작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들머리에서는 힘이 넘쳐난다. 하늘은 장마구름으로 잔뜩 흐리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 질 듯한 날씨이다.

 

 

▲ 수청거리삼거리 들머리에 백두대간 안내판이 서 있고, 현위치가 화령재에서 봉황산으로 가는 등산로임을 알린다.

 

 

▲ 봉황산으로 향하는 대간길은 화서면 소재지를 좌측에 두고 오름길로 이어진다. 면소재지인 신봉리 모습이 아늑하기만 하다.

 

 

▲ 봉황산 가는 길은 완만한 오름길로 오르다 산불감시초소와 봉황산 정상부근에서 급경사로 오르게 된다. 장마비가 오려는 듯 하늘은 점점 어두워 진다.

 

 

▲ 급경사로 산불감시초소에 도착하며 시간을 보니  1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장마철 운무로 인해 조망이 시원치는 않지만 그런대로 순조로운 출발이다.

 

 

▲ 봉황산 정상이 가까워 지며 고도를 높이자 운무가 앞을 가리더니, 드디어 장마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지난번 산행처럼 가랑비가 내리면 그냥 맞고야 가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우의를 챙겨 입는다. 어차피 땀에 빗물에 뒤범벅이 되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릴땐 체온유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장마비를 맞으며 봉황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은 이쁜 정상석에 쉼터의자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아쉬웁게도 주변 조망은 트이지 않는다. 그 이름도 유명한 속리산 구간을 운무속에서 장마비를 맞으며 걷게 될 줄이야. 내일도 비 예보가 있으니 우중산행을 계속해야 한다. 배낭을 벗어 놓고 우중에 잠시 숨을 고른다. 카메라에 렌즈에 빗물이 들어 갈까봐 되도록이면 사진찍는 것을 자제하기로 한다.

 

 

▲ 역시 장마비는 다르다. 금새 등산화속으로 물이 스며들고 뽀글뽀글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대간길은 물이 흐르는 수로로 변하고 수로를 따라 비재로 향한다. 

 

 

▲ 비재로 가는 길은 급경사 구간에 암봉 우회길이 여러번 나온다. 안전제일이므로 천천히 내리막을 탄다.  비가 많이 내리니 품속에 숨겨둔 사진기를 자주 꺼낼 수 없다. 꼭 필요할 때 한방씩 찍어 본다. 

 

 

▲ 장마비가 잠시 소강 상태이를 보이자 건너편 대궐터산쪽 능선들이 운무에 휩싸인체 나타난다.   

 

 

▲ 봉황산을 출발한지 2시간이 다되어 가지만 비재는 나타나지 않는다. 잠시 쉬면서 간단히 요기도 하고 대간지도도 다시 한번 확인한다. 

 

 

▲ 상주시 화남면 동관리 고개길 비재.  봉황산에서 비재로 오는 길은 생각보다 거칠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암봉과 급경사길, 돌로 이루어진 길 등에 더하여 장마비까지 가세하니 하산길임에도 불구하고 진행속도가 떨어 진다.  봉황산에서 비재까지 2시간 20여분 걸렸다.

 

 

▲ 비재에서 급경사로 첫봉우리를 넘어서면 갈령삼거리까지 급경사 암릉구간도 만나고 평탄한 평지도 만나며 여러개 봉우리를 오르내리기를 계속한다.  또 고도가 높아지니 운무가 앞을 가린다. 

 

 

▲ 비재에서 40여분 진행하여 만난 암봉이다.  암봉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신기하여 사진도 찍어보고 바위틈새도 이곳저곳 살펴 본다. 어찌 이런곳에서도 나무가 자랄 수 있는지, 그저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 장마비가 잠시 멈추자 운무에 휩싸인 대궐터산 능선이 건너편에 나란히 같이 한다. 갈령삼거리까지 건너편 능선과 동행하면서 진행하게 된다.

 

 

▲ 발아래에서 바위틈에서 갑자기 푸드득 거리는 소리가 난다. 자세히 보니 날지 못하는 새끼 새가 인기척에 놀라 몸을 피하고 있는 중이다. 집나온 새끼인데 주위에 어미새가 없는 것으로 보아 제발로 돌아 다니는 중인 것 같은데, 새끼임에도 불구하고 몸집이 제법 큰편이다. 조류관련 자료를 검색하여 보니 몸길이 34㎝ 정도되는 중형 텃새인 "어치"라고 한다.

 

 

▲ 조망이 트이기만 하면 건너편 대궐터산 능선을 사진에 담는다.

 

 

▲ 갈령으로 가는 도로도 보이고 마을도 보인다. 억시기라는 마을이 있다고 하던데 그 마을 같기도 하다.

 

 

▲ 진행 방향 좌측 계곡도 살펴보지만 구름에 가려져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어렵다. 

 

 

▲ 바위구간 내리막길도 지난다.

 

 

▲ 후백제 견훤에 대한 전설이 서려 있는 못제이다. 백두대간상 유일한 못이라 한다. 물이 있나 싶어 못제의 가운데 까지 들어가 보았지만, 물은 없고 수풀만 우거져 있다. 하지만, 사방을 둘러보아도 물이 흘러 나갈 곳이 없으니 비가 많이 온다면 분명히 물이 고일 것이다. 

 

 

▲ 못제에서 곧바로 봉우리를 오르자 널다란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배낭정리도 한다.  비는 그쳤지만 곧 다시 올 것 같은 장마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어 조금은 서두르기로 한다. 허나, 오늘은 피앗재 산장까지만 가면 되므로 급하게 서두를 이유는 없다.

 

 

▲ 갈령삼거리가 가까워 지자 암봉이 나타나고 암봉을 우회하며 진행한다. 고도가 높아 지니 다시 운무속으로 진입하고 안개가 자욱한 암봉길을 오른다. 산행시간도 화령재를 출발한지 어언 7시간이 다되어 간다. 하지만 아직도 갈령삼거리는 보이지 않는다. 

 

 

▲ 갈령삼거리에 도착하니 주위는 숲으로 묻혀있고 운무가 가득하다. 주변이 어두우니 후레쉬를 터트려 삼거리 이정표를 찍는다. 이정표상 우복동천이란 지명은 소의 배처럼 평안하고 안전한 곳으로 전란이 일어나도 걱정 없는, 사람 살기 좋은 곳이라 하던데, 지금은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통용이 되나 보다. 조망이 없으니 잠시 둘러본 후 곧 바로 형제봉을 향해 출발한다.    

 

 

▲ 갈령삼거리에서 형제봉은 너무나 멀다. 소요시간이 무려 한시간이나 걸렸으니 말이다. 그도 그럴것이 갈령삼거리에서 형제봉까지 같은 길을 3번이나 걸었으니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대간리본이었다. 갈령삼거리를 출발후 형제봉을 향한 외길을 걷던중 문득 대간리본이 보이지 않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그려러니 하고 걸었지만 한참을 걸어도 리본이 보이지 않는다. 슬슬 불안감이 몰려 왔지만 계속 앞으로 나아가며 리본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암봉을 돌고 돌아 올라가도 대간리본을 찾을 수 없다. 리본이 없으면 대간길이 아니라는 것인데, 종주자들에게는 대간리본이 등대와 같은 존재인데 하며, 불안감에 사로 잡혀 열심히 찾아가며 진행해 보지만 대간리본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길을 잘못 들었다고 판단하고 되돌아 가기로 결정한다. 운무가 짙게 깔린 숲속길은 어둡고 해가 일찍 떨어질 것이므로 서둘러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더하여 혼동을 부채질 한다. 서둘러 오던 길을 되돌아 가며 리본을 찾아 보지만 역시나 보이지 않는다. 혼란스러워 하며 힘들게 올랐던 길을 되돌아 가다 보니 도로 갈령삼거리가 나온다. 이런 낭패가 있나. 지도를 확인해 봐도 형제봉을 향한 길외는 다른 길이 없는데 하며 당황스러워 하다, 오늘 숙박 예정인 피앗재산장 사장님께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였다.

산장지기 다정님이 당황한 종주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갈령삼거리에서 형제봉까지 외길로서 다른 길은 없으니 안심하고 진행하라고 친절하게 일러 주신다. 다정님과 통화를 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어 내려왔던 길을  또다시 오른다. 이러니 같은 길을 3번이나 걷는 꼴이 되었다. 형제봉으로 향하며 되돌아 간 위치를 확인해 보니 형제봉 바로 밑에 까지 와서 되돌아 간 셈이 되었다. 에이고 조금만 더 참고 올라 형제봉 이정표를 발견했다면 이 고생을 안해도 될걸 하며 후회를 한다. 

그러고 보니 갈령삼거리에서 부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대간리본을 몽땅 제거해 버렸다. 대간리본에 의지해서 산행을 계속하는 종주자들에게 이런 곳을 만나면 혼란에 빠지기 쉽상이다.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하니 대간리본을 떼어버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야속하기만 하다.

 

 

▲ 시간이 지체되었으므로 형제봉 주변 사진을 담고 바로 출발한다. 정신없이 급하게 출발하다 보니 형제봉 암봉 정상으로 오르는 것을 잊어 버렸다. 암봉위로 올라 가면 형제봉 정상석이 있고 주변 경관이 기가 막히다고 들었는데 그냥 통과하게 되었다. 이래서 급하게 서두르면 무언가를 꼭 빼먹게 되기에 되도록이면 차분하게 산행하자고 매번 다짐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질 않는다.

 

 

▲ 832봉 형제봉에서 피앗재까지는 중간에 829봉이 있고 암봉 등을 우회해야 하지만 대체로 내리막 길이기에 힘이 덜드는 길이다.

 

 

▲ 암봉을 우회하며 바위에서 자라는 돌이끼와 이름모를 노란꽃을 사진에 담는다

 

 

▲ 드디어 오늘 산행 종점인 피앗재에 도착한다. 장마비에 급경사에 암릉구간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목적지에 안착하였다는 안도감에 피앗재가 아름답게만 보일 뿐이다.  시간 계산을 하여 보니 들머리 화령재에서 피앗재까지 8시간 40여분이 소요되었다. 적지 않은 산행시간이었다. 이젠 헉헉거리며 급경사를 오르고,  올랐던 길을 되돌아 갔다 다시 오르는 힘들었던 기억은 잊어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만수리 피앗재 산장으로 하산하면 된다. 
 

 

▲ 가끔 비를 뿌리는 두터운 장마구름에 숲에 묻혀 버린 피앗재는 벌써부터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만수리로 내려가는 길 또한 어둡고 미끄러운 길이 되어 버려 조심스럽게 하산한다.

 

 

▲ 피앗재에서 30여분을 내려오자 보은군 속리산면 만수리 마을에 들어 선다. 만수리 마을에서야 비로소 구름속에서 나오듯이 시야가 트인다.  대간길 능선은 아직도 구름속에 가려져 있다.

 

 

▲ 온통 산으로 둘러 싸인 만수리는 산을 좋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눈에 반해 버릴 멋진 마을이다. 비가 내리니 계곡물은 흘러 넘치고, 오손도손 몇가구 되지 않는 마을 모습은 평화롭기만 하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서로 품앗이하며 주변 농사도 짓고 벌도 키우고 표고도 재배한다. 더하여, 주변이 첩첩산중이니 산나물, 약초도 캐고 버섯도 딸 수 있을 것이다.  또, 고개를 들면 속리산 천왕봉까지 보이는 백두대간이 포근하게 안고 있는 아늑한 마을.  이런 곳이 동천(天) 아니던가?  만수동천이라 하여도 좋을 듯 하다.   

  

 

▲ 피앗재 산장

비와 땀에 엉망이 된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피앗재 산장에 들어가니 산장지기 다정님 내외가 너무도 친절하게 맞이해 주셨다. 샤워하기를 일부러 기다렸다가 사모님께서 정갈하게 차려 주신 밥상에 같이 식사하면서 대간길 안내도 해주시고 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다정님은 이 곳 만수리가 너무 좋아서 아예 삶의 터전을 이 곳에 잡았다 한다. 포고농사도 좀 하고 요즈음은 황토방을 짓고 있다고 한다. 다정님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아, 나도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사모님이신 다감님 또한 음식솜씨가 평범한 가정집 요리가 아닌 범상치 않은 음식 솜씨를 가지신 분이다. 정갈하면서도 밑반찬 하나하나까지도 어찌 이리 깔끔하면서도 감칠맛나게 만들어 주셨는지, 아무튼 너무나도 융숭한 대접에 몸둘 바 모르고 성대한 저녁식사를 마쳤다. 

종주자들의 침실 천왕봉실로 돌아와 벽에 써놓은 종주자들의 글을 읽어 보면서 내일 산행준비를 한다. 빗물에 흙물에 흠뻑 젖어 버린 등산복, 모자, 수건, 양말 등을 대충 빨아 널고 배낭에 넣었던 물건들도 마를 수 있도록 방바닥에 펴 놓았다. 장마철이라 뽀송뽀송하게 마르지 않게지만 그런대로 내일 다시 챙겨 입을 정도는 될 것이다. 내일 산행은 오늘보다 산행시간이 더 걸리기에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한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조금은 걱정도 되지만 어차피 우중산행을 각오하고 임했던 것, 오늘 밤만큼은 편안하고 행복한 피앗재 산장에서의 하루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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