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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11구간 2 (피앗재-늘재)

 

 

< 어제 1일차  화령재-피앗재 구간에 이어 오늘은 2일차  피앗재-늘재 구간을 시작한다 >

 

▲ 피앗재 산장

새벽 4시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시작한다. 다정다감님 부부는 나홀로 대간종주자를 위해 새벽에 같이 일어나 식사준비를 하여 주시고, 장마비가 내리니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진행하라고 안전을 당부하신다. 거기에다가 점심 도시락까지 챙겨 주시니, 고맙다는 말밖에 달리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다.  

 

 

▲ 산장지기 다정님과 사모님 다감님 덕에 이른 아침을 든든히 먹고 피앗재 산장을 나선다. 장마비가 내리기에 우의를 착용하고 출발한다. 비에 젖은 만수리 마을을 다시한번 둘러보고 어제 내려 왔던 길을 오른다.

 

 

▲ 만수리에서 피앗재 오르는 숲길로 들어서자 어둠이 길게 들어차 있어 길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랜턴을 꺼낼까 하다 조금만 있으면 날이 밝아질 것이므로 천천히 주의를 살피며 오르기로 한다. 

 

 

▲ 피앗재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니 산장에서 40여분 걸렸다. 어제 내려갈때 30여분 걸렸으니 반대로 오름길이기에 10여분 더 소요된 셈이다. 비 내리는 피앗재에서 속리산 구간 이어가기 산행을 시작한다.  

 

 

▲ 피앗재에서 천왕봉까지는  5.8키로로 짧지 않은 거리이다. 중간 중간 암봉도 만나고 안부도 만나고 평탄한 길도 만나며 고도를 높이다가 천왕봉 근처에서 급경사로 오르게 된다. 지도상에 의하면 피앗재-639봉-667봉(헬기장)-725봉-705봉-전망대바위-천왕봉(1058봉)으로 이어진다.

 

 

▲ 비가 계속 내리며 운무가 앞을 가리니 주변 조망이 트이지 않는다. 그냥 천왕봉을 향하여 오름길을 오를뿐 다른 볼거리를 찾을 수 없다. 얼굴에 비가 들이 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우의를 뒤집어 쓰고 길만 보고 걷는다. 

 

 

▲ 숲사이로 천왕봉쪽을 조망해 보지만 능선 일부만 보일뿐 천왕봉은 비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 피앗재에서 2시간 가까이 진행하여 전망바위에 오르지만 빗줄기는 더 굵어진다. 평상시 같으면 천왕봉과 그 주변 능선이 멋지게 펼쳐질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가지 더 아쉬운 점은 피앗재에서 이 곳까지 이정표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현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려워 이곳이 703봉을 지난 전망대바위인가? 하고 되묻지만 대충 어림으로 짐작할 뿐이다.  

 

 

▲ 전망대 바위를 지나자 오름길은 더욱 가팔라 지고, 40여분간 힘들게 오름길을 통과하여 고대하고 고대하던 속리산 안내판이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에휴, 이런 안내판을 중간 중간 세워 놓으면 얼마나 좋누? 그렇다고 관리공단을 탓할 일도 아니지만, 오늘 같이 비오는 날은 안내판과 이정표를 보면서 산행을 해야 하기에 더 더욱 절실해 진다.

 

 

▲ 이젠 천왕봉도 0.6키로 30여분만 오르면 된다. 마지막 남은 급경사 구간이지만 30분만 헐떡거리면 된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힘이 솟는 듯하다.  그나 저나 비가 많이 오니 우의를 벗을 수도 없다. 오르막 경사에 체온이 올라 가니 땀으로 범벅이 된 열기가 우의밖으로 수증기가 피어 오르듯 뿜어져 나온다. "이건 뭐 한증막 사우나가 따로 필요 없군" 하며 우의를 입은체로 급경사 구간을 오른다.

정상 직전에 산죽밭도 통과하고 출입금지 안내판도 지난다.  

 

 

▲ 힘들게 정상에 오르자 다행스럽게도 잠시 비가 그친다. 제일 먼저 할일은 우의를 벗는 일이다. 우의를 벗고 나니 이렇게 시원할 수가, 날아 갈 듯한 기분이다. 천왕봉 정상에서 날아갈 듯 시원한 찬바람을 맞으며 우의속에서 가열된 한증막 사우나탕 열기를 식힌다. 비오는 날 이런 열기를 이런식으로 식히는 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다.

천왕봉 정상에서 조망이 트이는 쪽으로 사진을 찍어 봤지만 비구름에 가려진 전망은 영 시원치 않다.

 

 

▲ 천왕봉 정상은 산악회 단체 등산객들로 만원이다. 정상석을 사진에 담기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주변 전경을 여러장 찍어 봤지만 짙은 운무로 인해 잘나온 사진이 없다. 

 

 

▲ 산악회 단체 등산객들이 모두 물러 가는데 10여분이 넘게 걸린다. 정상에 아무도 없는 틈을 이용하여 천왕봉 정상석을 사진에 담는다.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몇십명 정도는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단체 등산객들이 물러가기를 기다리며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므로 다음 목적지 비로봉-입석대-신선대-문수봉-문장대를 향해서 출발한다. 

 

 

▲ 천왕봉 정상에서 300미터 진행하자 널다란 헬기장이 있는 장각동 갈림길을 만난다. 장각동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수려한 계곡에 칠층석탑에 장각폭포가 있다고 한다. 헌데, 산방기간에는 출입을 제한한단다.

 

 

▲ 장각동 갈림길 헬기장에서 문장대쪽 능선을 조망해 보지만 구름으로 뒤덮힌 능선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 헬기장에서 300미터 내려오자 상고암 갈림길이다. 갈림길에서 비가 다시 내리니 우의를 다시 입는다.  속리산 상고암은 신라 성덕왕 17년(신라720년)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법주사를 짓기위해 천왕봉에서 베어온 소나무를 이곳에 저장해 두었다 하여 윗상(上)자에 창고(庫)자를 써서 상고암이라고 했다한다. 속리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로 상고암 전망대에 오르면 속리산 전체를 조망할 수가 있다 하니, 언제 한번 다시 와야할 할 곳이다.

 

 

▲ 상고암 갈림길에서 10여분 진행하면 석문이다.

 

 

▲ 암봉을 우회하여 올라가니 석문이 나온다. 오늘 같은 장마비가 아닌 지나가는 소나기 피하기 딱 좋은 곳이다. 

 

 

▲ 석문을 나와 조금 더 진행하자 기암괴석들이 대간길에 버티고 있다

 

 

▲ 암벽을 타고 오르는 거북이 같다 하여 거북바위라고도 한단다. 고릴라가 버티고 서있는 암봉도 있다 하지만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 지나온 석문쪽 암봉 능선을 되돌아 사진에 담아 본다.

 

 

▲ 비로봉 오르는 길에 이정표가 있는 공터가 나타나 잠시 휴식을 취한다. 새벽밥을 먹고 피앗재 산장을 출발했으니 슬슬 배도 고파지고, 배가 고프니 슬슬 꽤가 나기 시작한다. 그래, 비도 오고 배도 고프니 천천히 가자. 그리고, 신선대 휴게소에 가서 간단히 뭐라도 사먹자.

 

 

▲ 비로봉이라는 안내판이 보이지 않아 대충 비로봉 근처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고 진행한다. 속리산 산행기에 의하면 비로봉옆에 삼불봉도 있다고 하는데 도통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된다. 통상적으로 관리공단 관할구역에는 이정표는 잘 설치되어 있지만, 봉우리 정상석이라 든가 봉우리 안내판 설치에는 인색한 것 같다

 

 

▲ 갑자기 하늘이 밝아 지더니 저멀리 속리산 능선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무숲 사이로 조망이 트이고 기회가 생기면 열심히 사진에 담는다. 언제 또 운무가 몰려 올줄 모르기 때문이다.  

 

 

▲ 암봉을 돌고 돌아 나무계단으로 내리막을 길을 탄다. 

 

 

▲ 나무가지 사이로 입석대가 보인다. 입석대는 조선 인조때 비운의 명장 임경업 장군이 속리산에서 수련하면서 반석위에 돌을 세웠다 하여 입석대라고 한단다.  

 

 

▲ 날이 맑아 지니 저 건너편 능선에 있는 상고암 전망대도 보인다.

 

 

 ▲ 지나온 비로봉쪽 능선도 조망해 본다. 아직은 옅은 운무가 끼어 있다. 

 

 

▲ 경업대는 임경업 장군이 독보대사를 모시고 무술연마를 한 곳이라 한다. 입석대를 조망하기가 가장 좋은 장소 또한 경업대라 한다. 거리도 가깝지만 다음에 들르기로 하고 신선대로 향한다

 

 

▲ 신선대 가는 길에 속리산 법주사쪽을 조망해 본다.

 

 

▲ 신선대 휴게소에서 건너편 청법대, 문수봉, 문장대쪽을 조망할 수 있다. 좌측으로 문장대 철탑이 보이기 시작하니 문장대도 이젠 얼마남지 않았다.

 

 

▲ 휴게소에서 마땅히 먹을만 한 것이 없어 고민하다, 일단은 배가 고프니 감자전이라 하나 먹고 가자며, 싸지 않은 감자전 한쪽을 주문한다. 피앗재산장에서 싸준 도시락은 오후에 먹기로 하고 아예 배낭에서 꺼내지 않았다. 신선대 정상은 휴게소 바로 위에 있는 봉우리라 하는데 여느 봉우리들 처럼 올라가는 길이 없다.

 

 

▲ 신선대 휴게소에서 출발하자 안부를 향해 급경사 돌 계단을 한참 내려간다. 안부에 이르면 청법대를 우회하고 문장대쪽으로 향하는 오름길이 계속된다. 이 오름길은 바위를 깎아 만든 바위계단이 자주 나타난다. 

 

 

▲ 마지막 바위계단을 오르면 문장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 문수봉쪽에서 관음봉쪽 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이젠 비구름이 거의 없어진 상태이다. 

 

 

▲ 멋지게 펼쳐진 법주사쪽 전경도 살펴본다.

 

 

▲ 문장대에 다다르자 오래된 화장실 건물이 숲속에 숨어 있다.

 

 

▲ 법주사 갈림길

법주사쪽에서 바위골, 냉천골을 따라 최단거리로 오르면 문장대 바로 옆인 이 곳으로 올라 오게 된다.

 

 

▲ 문장대 휴게소 부지 복원터이다. 깔끔하게 정비해 놓아 보기에도 좋다. 오래전에 문장대를 오를때 이 곳 휴게소에서 바글바글하는 등산객들에 파묻혀 식사를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는 대간이니 종주니 이런 말들조차 몰랐었고 단순히 문장대를 오르기위해, 그저 분위기에 휩쓸리고 청춘의 멋으로 이 곳을 찾았던 것 같다. 옛일을 회상하며 잠시 휴게소자리를 둘러본다. 어떻든 그 때의 낭만적 추억과는 별개로 소중한 자연 유산을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일은 아주 잘하는 일이다.   

 

 

▲ 문장대라는 표지석이 2개나 서있다.  장마비가 내리는 날씨 때문인지 등산객들은 거의 눈에 띄질 않는다.

 

 

▲ 철계단을 올라 문장대 정상에 선다. 비가 그쳤어도 간간이 빗방울이 뿌리고 있고, 정상은 서있기가 힘들 정도로 세찬 바람이 몰아 친다. 서둘러 주변 전경을 사진에 담는다.

저멀리 천왕봉에서 부터 문장대까지 지나온 능선들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이렇게 멀리서 보면 부드러운 능선으로 손 쉬운 등산코스 같아 보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속리산 주능선이었다. 소요시간도 피앗재에서 문장대까지 6시간 정도 걸렸고, 천왕봉에서 문장대까지 2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 오늘의 최대 난코스를 진입하기 위한 헬기장도 바로 아래에 있다.  저 헬기장을 통과해야만 밤티재로 갈 수 있으니, 통제구역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 헬기장을 지나 내려 가야 할 암릉 구간이지만 운무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 통신철탑 주변 전경도 사진에 담는다.

 

 

▲ 관음봉쪽 능선을 다시 한번 잡아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맑기만 했던 하늘이 금새 다시 흐려지기 시작한다.

 

 

▲ 바람이 너무도 세차 서있기 조차 힘들다 보니 정상에는 사람이 없다. 다행히 부부 등산객이 올라오기에 사진 한장 부탁하여 문장대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 상주시 화북면 중벌리쪽 전경도 살펴 보지만, 밤티재쪽에서 구름이 다시 몰려 오기 시작하며 전망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 문장대에서 내려와 잠시 주변을 살핀후, 밤티재 가는 길로 들어서기 위해 재빨리 헬기장을 통과하여 암릉구간으로 진입한다.

 

▲ 역시나 듣던대로 만만치 않은 암릉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배낭을 벗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석문도 있고 밧줄도 없는 바위 구간도 나온다. 조심해서 천천히 진행한다. 동행자도 없는 홀로 산행이기에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 배낭을 벗어서 놓고 바위틈으로 올라야 하는 구간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 진행한다면 그렇게 위험한 구간은 없는 것 같다. 암릉구간이라고 하지만 대간길을 벗어 나지만 않는다면 수십길 낭떠러지는 만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아 이 곳을 통과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 바위틈에서 졸졸졸 물이 흘러 나오는 곳도 있다. 능선 바위꼭대기에서 물이 솟을리는 없고, 장마철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 바위능선으로 진입하여 30여분 정도 내려 왔는데도, 운무가 낀 구간을 벗어나지 못한다. 오히려 더 짙어지는 것 같다. 

 

 

▲ 선행자들의 흔적을 따라 좌우를 살피며 길을 잃지 않으려고 집중하여 암봉을 오르내린다. 하지만, 짙은 운무로 인해 주변 전망은 고사하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바위능선도 식별이 곤란하다.

"암릉구간은 대간리본을 붙일 만한 곳도 없고, 또 리본이 있다해도 관리공단측에서 몽땅 제거한다. 해서, 누군가가 빨간 페인트로 화살표 표시를 해놓아, 이를 기준으로 진행하면 된다. 또한 길을 잃었을 경우 위험한 곳으로 계속 나가지 말고 능선 정상 주변을 차분히 찾아 보면 길이 나온다. 대간길은 능선 정상을 벗어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이런 내용을 사전 숙지하고 암릉구간에 임했지만, 막상 암릉구간에 접어들자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확보가 어렵고, 비가 왔으니 바위가 미끄럽기만 하다. 서둘지 말고 차분히 가자고 몇번이고 나 자신에게 타이른다.

 

 

▲ 좁디 좁은 바위사이를 밧줄을 잡고 오르고, 반대로 좁은 바위사이를 아슬아슬 내려 온다.

 

 

▲ 간혹 걸쳐진 나무를 잡고 내려 오기도 한다.

 

 

▲ 바위틈 사이로 기어가듯 올라야 할 때도 있다. 당연히 배낭도 벗어서 같이 기어야 한다. 

 

 

▲ 잠시 길을 잃고 헤매다 바위 한쪽 끝까지 일부러 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천길 낭떠러지이다. 평상시 같으면 오금이 저릴텐데, 운무가 짙다보니 천길 낭떠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 바위에 이끼가 달라 붙은 모습이 특이해서 사진에 담아 보려 했지만 어렴풋이 보일 뿐이다.  

 

 

▲ 문장대에서 1시간 30분 정도 암릉구간을 내려오자, 흙길이 이어지는 대간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제 암릉구간도 얼추 끝나가는 모양이다.

 

 

▲ 장마비가 다시 한바탕 뿌린다. 그나마 암릉구간에서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다행이다. 암릉구간이 끝났다는 이정표처럼 서있는 입석을 지난다. 

 

 

▲ 밤티재가 얼마 남지 않은 지점에서 피앗재 산장 사모님께서 싸주신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역시나 도시락도 감칠 맛이다. 건너편은 다음 종주구간인 청화산 능선이 어렴풋이 보인다.      

 

 

▲ 밤티재가 가까와 지자, 미리 공부한 대로 우측으로 빠지는 길을 유심히 살피며 걷는다. 약간은 우회를 해서 밤티재를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 밤티재에 도착하자 철망 울타리가 앞을 막는다. 넘어 갈 수 없으므로 울타리가 끝나는 우측 지점으로 이동한다.  문장대에서 밤티재까지 식사, 휴식시간 포함 2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 밤티재 도로변에 산딸기가 빨갛게 익어 가며 지나가는 나그네를 손짓한다. 비가 내려 깨끗하게 씻어 놓기까지 했으니 그냥 갈 수 없다. 한웅큼 따서 입에 넣으니 이 또한 상큼한 단맛이 일품이다. 천상에서 익어가는 산딸기 맛을 봤으니, 밤티재는 조금 있다 건너기로 한다. 통제요원이 오던 말던, 설마 나홀로 종주자를 잡아 가기야 하겠어? 하며, 이나무 저나무 옮겨가며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까지 따서 목마름을 해소한다.

 

 

▲ 산딸기로 갈증을 풀고나서 밤티재 도로를 건너 철망 울타리가 끝나는 지점으로 진입한다.   

 

 

▲ 밤티재에서 696봉을 향한 급경사 오름길이 무척이나 힘이 든다.  매번 그랬던 것 처럼 산행말미에 만나는 봉우리는 왜이리 가파르고 높은지 모르겠다

 

 

▲ 696봉을 오르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지나온 속리산 암릉구간을 잡아보지만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 정상 부근 암봉위에 커다란 바위가 미끄러질 듯 얹혀져 있다.

 

 

▲ 696봉을 넘으니 문장대 암릉구간을 내려오며 어렴풋이 보였던 청화산이 정면으로 마주 보인다.  

 

 

▲ 화북면 백악산(858봉) 능선과 입석리 마을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렇게 깨끗한 조망을 속리산 주능선에서 보여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시로 변하는 장마철 날씨는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

 

 

▲ 696봉을 넘어 1시간 정도 이런 숲속을 진행해야 늘재가 나온다. 

 

 

▲ 피앗재에서 늘재까지 장시간 산행을 끝내고 늘재에 도착한다. 늘재는 널다란 공터가 있고 커다란 백두대간 표지석, 성황당, 이정표, 분수령 안내판 등 다채로운 시설물이 자리하고 있다. 늘재를 넘어가면 청화산농장이 있는 입석리이고 반대로 내려가면 장암리 윗늘티가 나온다. 

장시간 산행으로 기진맥진이지만 목표했던 구간을 아무 탈없이 끝냈다는 안도감에 기분좋게 산행을 종료한다.  산행시간은 피앗재에서 늘재까지 1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산행시간이 길어 지다보니 그 만큼 체력소모도 커지고 진행 속도도 떨어지지만, 비가 오는 대간길에서 요모조모 살펴보고 따져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였다. 

 

 

▲ 낙동강과 한강이 갈리는 분수령 표지판. 어제까지 낙동강과 금강 분수령을 지나 왔고, 오늘 천왕봉부터는 낙동강과 한강 분수령으로 바뀌어 진행하였다. 이제 한강을 만나게 되었으니 대간길도 얼마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 장암리 윗늘티 마을

1박2일 구간종주를 끝냈으니 이젠 집으로 갈 일만 남았다. 인근 시외버스 타는 곳까지 이동할 목적으로 화북택시에 전화하였더니, 늘재에서 윗늘티까지 걸어서 내려오면 지금 시간쯤이면 상주 가는 시내버스가 윗늘티에 들어 올거라고 기사님이 친절히 안내를 해준다. 친절한 기사님께 고맙다고 인사하고, 늘재에서 윗늘티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윗늘티 정류소에 도착하여 잠시 배낭정리를 하고 있으려니 곧바로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이렇게 11구간 종주를 마무리한다. 이번 구간은 장마비가 쏟아지는 우중 산행을 강행하다보니 조망이 트이지 않아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그러면 그런대로 우중 산행의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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