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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쏘여울

찌쏘와 막쏘

어류산 2010. 8. 3. 07:41

*2008.08.08. 작성글 카페에서 블러그로 옮김*

 

찌바리 쏘와 막내 쏘

 

기존의 터줏대감인 40센티급 빠쏘, 향쏘, 껀쏘와 합사시키니금년 봄에 이사시킨 20센티급 쏘는 찌바리와 막내로 보일수 밖에 없어서 붙여진 이름이다40센티급과 20센티급은 같이 두고 보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사람으로 치자면 어른과 돌지난 애기로 비교된다단순히 사람 키크기와는 다르게 물고기는 몸통까지 같이 커지므로 덩치면에서 네다섯배 이상 차이가 난다

20센티급인 막내들은 덩치들의 위협으로 수족관 한구석에 붙어서 나올질 못했으니 작아도 너무 작아 보였다이젠 덩치들인 빠쏘,빼쏘,껀쏘,향쏘 모두 임진강으로 가버리고찌쏘와 막쏘만이 수족관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빠쏘와 향쏘가 자리했던 은신처를 독차지 하고서 남한강 여울목에서 행동한 것과 같이 얼굴만 빼꼼히 내놓고 먹이감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찌쏘는 남한강에서 체포 당시 바늘이 입속 아가미 부분을 찔러 출혈이 있어서 살아남을까 의심을 하였지만온몸의 곰팡이병을 이겨내고 거뜬히 살아 남았다강계의 제왕답게 강한 생명력을 보유한 쏘들이다다른 민물고기라면 모두 숨을 거두었겠지만 금새 원기를 회복하고 특유의 몸놀림과 은신술로 자기 영역을 구축한다

 

막쏘는 체포당시 상처가 없었던 탓인지 별탈없이 곧 바로 수족관에 적응하였다단양역 건너편 예곡 여울에서 체포된 막쏘지만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다수족관으로 사람이 다가가면 등지러미를 세우면서 경계태세로 들어간다

여차하면 날카로운 등가시로 공격을 하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또한 남한강에서 몇백키로 떨어진 수족관에 갖힌 운명을 거부하며 고향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강력히 항의하는 표시이기도 하다또한 야생의 치열한 생존경쟁의 비법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다 먹이를 주는 사람의 얼굴을 알아볼 때가야생의 본능을 잃어버릴 때가 아닌가 보여진다묘하게도 쏘나 사람이나 각기 태어난 얼굴이 다르고 성격이 다른것은 똑 같다쏘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생김새가 모두 틀리고하는 짓 또한 모두 틀리다어느 녀석은 은신처로 계속 숨으려고 하는 반면어는 놈은 사람이 다가가면 먹이를 달라고 쫒아 나오는 놈이 있다성격이 가지각색임은 사람과 같고 사람 또한 척추동물에 불과한 것은 자연의 엄연한 진리가 아니던가.....아무튼 시간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쏘를 야생에서 생포후 몇달이 지난후 사람이 다가가면 먹이를 줄것임을 알고낚아챌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이때쯤이면 야생에서 먹이활동하는 방법을 잃어버리지 않았을까?

 

수족관 물관리는 물갈이를 자주 해주지 않고 있다이전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부분 물갈이를 꾸준히 해주었지만 두놈이 아직 어리기에 먹는 양도 적고 배설물 또한 적기 때문에 여섯놈이 있을 때보다는 한결 물색깔이 좋아 보여서 이다경험상으로 볼 때 부분 물갈이를 한달에 한번꼴로 하려면 4자 정도의 수족관에 2마리 이하로 쏘를 키우는게 적당할 것 같다먹성이 좋은 쏘들은 배설량도 많고 움직임이 거의 없기에 쏘가 곰팡이병 등에 걸리지지 않게 여과기의 성능을 유지하려면 충분한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또한 한달에 1센티 정도 자라므로 금새 수족관이 좁아 보인다지난 1년 동안의 시행착오가 이젠 경험상으로 표현 자체가 바뀌게 되었지만 이젠 쏘키우기에 어는 정도 자신감이 붙은 상태이다하지만 아무리 수질관리를 잘한다 해도 어찌 자연스럽게 흐르는 강물과 비교가 될 수 있을까항상 수족관을 살피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또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잠시라도 방심은 금물이다처음 수족관을 설치 했을 때 측면여과기 하나만 설치하면 오염된 물이 모두 정화될거라고 믿었던 무지함에 곰팡이병과 백점병으로 쏘들을 고생시킨 기억이 새롭다수족관 여과기 박테리아에 의해 암모니아(Ammonia) → 아질산염(Nitrites) → 질산염(Nitrates)으로 분해되는 과정조차 생소했던 때가 1년 전이다수질오염 검사기도 구입해서 실험까지 해 보았지만 결론은 하나 였다수족관 초보자들에게는 물갈이를 자주 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었다

 

먹이는 버들치를 구하러 갈 시간이 나질 않아 계속 미꾸라지만 사다가 주고 있다쏘가 제일 좋아 하는게 버들치인데 게을러 져서 인지 관심이 줄어서 인지 어항에 깻묵을 들고 집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미꾸라지를 넣어 주면 시큰둥하던 녀석들이 버들치를 주면 쏘들의 눈빛이 단번에 바뀐다옆에 사람이 있든 없든 먹이감에 집중하고 조금이라도 거리가 가까워 졌다 싶으면 순간적으로 버들치를 낚아 챈다주면 주는 대로 모두 해치운다배가 빵빵해져도 버들치가 있으면 계속 먹어댄다그런데 미꾸라지를 넣어 주면 그러질 않는다정히 배고플 때만 먹고 그이상은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배가 고프지 않으면 미꾸라지가 옆에 붙어서 까불고 놀아도 눈길조차 주질 않는다다른 먹이감보다 맛이 좋아서 버들치를 선호하는 것일까아니면 소화시키기가 편해서 좋아하는 걸까그것도 아니면 본능적으로 버들치처럼 유영하는 먹이감을 찾는 걸까쏘하고 대화를 할 수 없으니 답을 얻을 수가 없다하지만 미꾸라지보다 버들치를 훨씬 더 먹이감으로 선호하고 좋아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미꾸라지는 큰놈보다 작은놈을 쏘가 선호하는데 이 또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시장이나 마트에서는 추어탕용으로 팔기 때문에 작은 미꾸라지를 들여오질 않는다해서 구리시장까지 가서 작은 놈들을 사왔지만 지금은 가까운 동네 마트에서 판매하는 놈들중 작은 놈만 고르고 골라도 중간정도 크기인 미꾸라지를  사오고 있다아마 일년반 동안 미꾸라지 사온 비용만 하더라도 기십만원은 될 것이다먹이구입 비용이 너무 큰게 쏘키우기의 단점이다

 

 

 

이젠 찌쏘와 막쏘만이 수족관을 지키고 있는 요즈음날씨가 너무 무더워 수온이 30도를 오르 내린다시간나는 데로 냉장고 얼음을 넣어 주어 보지만 별 효과가 없다얼음을 한바가지 넣어주어야 1 - 2 도 정도 수온이 내려가니 무대책이 대책일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찌쏘와 막쏘도 예년의 쏘들처럼 올 무더위를 굳건히 잘 버티리라 믿고 있다그러면 찌쏘와 막쏘도 내년 이맘때쯤 늠름한 4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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