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 (2012.11.2 첫째날)

지리산 산행 (첫째날)

(성삼재-노고단-반야봉-삼도봉-토끼봉-명선봉-형제봉-벽소령대피소)

 

 

▶ 산행 일정  :  ‘12.11.2(금) - 11.3(토)  (1박2일, 총 31.4km)

    ▷ 11. 2(금) 성삼재-벽소령, 18.6km

용산역 - 구례구역 - 성삼재 -2.5- 노고단대피소 -2.7- 피아골삼거리 -0.5- 임걸령 -1.3- 노루목 -1.0- 반야봉 -2.0- 삼도봉 -0.8- 화개재 -1.2- 토끼봉 -2.5- 명선봉 -0.5- 연하천대피소 -0.7- 삼각봉 -1.4- 형제봉 -1.5- 벽소령대피소 

   ▷ 11. 3(토) 벽소령-백무동, 12.8km

벽소령대피소 -2.4- 덕평봉(선비샘) -1.8- 칠선봉 -1.5- 영신봉-0.6- 세석대피소 -6.5- 한신계곡(백무동) - 동서울 

▶ 산행 시간  :  총 20시간 20분 (첫째날 : 11시간 40분, 둘째날 : 8시간 40분)

▶ 산행날씨  :  맑음 (첫째날  :  바람불고 쌀쌀, 둘째날  :  바람잔잔 포근)

▶ 산행 인원  :  4명

 

작년 여름 백두대간 마무리차 지리산 종주이후 올해 다시 직장동료들과 지리산 종주를 계획한다. 지리산 종주계획은 널널하고 여유롭게 산행하자며 벽소령대피소에서 1박후 한신계곡으로 하산하는 일정으로 변경되었지만, 어찌되었든 지리산 그 자체만으로도 좋다. 모두들 설레이는 마음으로 산행일자를 기다린다. 지리산에 간다는 설레임은 다른 명산과 구별되는 무거운 부담감도 동시에 가져다 준다. 그 만큼 지리산은 끝없는 인내심을 요구하면서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는 산이기도 하다.

 

산행 첫날, 새벽 열차로 구례구역에 도착, 버스로 성삼재에 오르니 달빛과 별빛이 어우러지는 짙은 어둠이 산객들을 포근하게 맞이 한다. 다른 산꾼들은 부지런히 준비하고 번개같이 사라졌지만, 우리 일행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첫날 목적지 벽소령대피소에 일찍 도착할 필요가 없기에 노고단대피소에서 길게 아침식사, 연하천대피소에서도 길게 점심식사, 쉬는 시간은 자주, 지리산 감상시간은 더 길게 가져가며 여유있게 산행하였다. 남는게 시간이라고 했던가? 느긋하게 지리산 영봉들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갈래 능선을 보고 또 보며 걸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는 산행 중독증이 다시금 나타나기도 한다.

 

산행 출발지인 노고단 고개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산행을 시작하였지만 하루종일 바람이 심하게 불고 면장갑을 낀 손이 얼얼할 정도로 추웠다. 방풍자켓과 모자를 뒤집어 쓰고 산행을 시작하자 후끈 달아오르는 체온이 추위를 잊게 해주었지만 겨울 장갑이 아닌 면장갑을 낀 손은 산행내내 차가운 산바람을 맞아야만 했다. 북사면 등로는 얼음발이 고추 서있고 샘터 물받이 또한 얼음으로 덮여 있다. 북쪽 찬바람이 세차게 몰아칠때면 재빨리 북사면을 탈출하여 햇볕이 따스한 남쪽 능선으로 넘어 온다. 그나마 남쪽 사면은 바람이 덜 불고 햇볕이 따스하기 때문이다. 근래들어 오늘이 가장 추운 날이고 고도가 높은 지리산 능선인지라 벌써 겨울바람이 북쪽 산등성이를 타고 넘어오고 있었다.

 

연하천 산장에서 삼각고지,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 대피소에 이르는 능선길은 지리산의 장엄함을 접하고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구간이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능선이 다르겠지만 가까이는 빗점골, 대성골, 삼신봉과 멀리는 호남정맥 백운산, 억불봉 산줄기들이 숨이 막힐 정도로 펼쳐지는 이 능선길이 나에겐 가장 인상 깊고 또 제일 좋아하는 능선이다. 굳이 빨치산의 피맺힌 한이 서려있는 아픔을 간직한 계곡이라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 선조들의 슬픈 전설이 산줄기 하나 하나마다 베어있는 듯한 이 치열한 삶의 굴곡들이 마냥 좋기만 하다. 그냥 바라보며 온종일 머물고 싶은 충동에 아련히 다가오는 비장한 슬픔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이런 멋진 지리산 능선길을 걸어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다되어 간다. 너무 여유를 부렸나? 조금있으면 해가 지는 시간이다. 곧바로 취사장으로 내려가 식사 준비를 한다. 무겁게 짊어지고온 삼겹살판에 삼겹살, 소주를 곁들이니 별도의 식사가 필요없다. 낮에는 마음이 풍족하고 저녁에는 입이 즐겁다. 하루 종일 찬바람을 맞으며 추위와 같이 하다 산행을 끝내고 쎄하게 올라오는 소주 한잔에 벽소령 대피소의 일박이 뿌듯하기만 하다.    

 

▲ 노고단고개 일출

 

▲ 노고단고개에서 조망한 반야봉 

 

 

▲ 돼지령을 향하다 바라본 노고단과 왕실봉쪽 능선 

 

 

▲ 돼지령쪽에서 조망한 반야봉, 삼도봉쪽 능선

 

 

▲ 돼지령

 

 

▲ 돼지령쪽에서 조망한 반야봉

 

 

▲ 임걸령 샘터

 

 

▲ 노루목 삼거리

 

 

▲ 반야봉 오름길에 조망한 노고단쪽 능선모습

 

 

▲ 반야봉 삼도봉 갈림길

 

 

▲ 반야봉 오름길

 

 

▲ 반야봉

 

 

▲ 반야봉 정상에서 조망한 주변 전경

 

 

▲ 반야봉 정상에서 줌으로 당겨 본 천왕봉쪽 능선

 

 

▲ 삼도봉

 

 

▲ 삼도봉에서 올려다 본 반야봉

 

 

▲ 삼도봉에서 조망한 노고단쪽 능선 

 

 

▲ 삼도봉에서 조망한 천왕봉쪽 능선 

 

 

▲ 화개재

 

 

▲ 토끼봉

 

 

▲ 연하천대피소 가는길

 

 

▲ 연하천 대피소

 

 

▲ 명선봉과 빗점골, 대성골 

 

 

▲ 천왕봉쪽 능선

 

 

▲ 줌으로 당겨 본 천왕봉쪽 능선

 

 

▲ 벽소령대피소 가는 길

 

 

▲ 벽소령대피소 가는 길

 

 

▲ 벽소령쪽에서 조망한 대성골

 

 

▲ 벽소령 대피소 도착. 1박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