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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호남정맥 1구간
● 산행일시 : 2011. 9. 24(토) - 9. 25(일) 1박2일
● 산행구간
▷ 서울 - 버스 대전 - 버스 장계 - 택시 무룡고개 - 영취산(1075) - 무룡고개 - 장안산(1237) 야영 - 백운산(948) - 홀어골봉(899) - 밀목재 - 사두봉(1015) - 바구니봉재 - 당재 - 수분재(539) - 시내버스 장수 - 시외버스 장계,무주,대전 - 고속버스 서울
▷ 총거리 19.3㎞ : 영취산-0.3-무룡고개-3.0-장안산-3.8-백운산-4.8-밀목재-2.5-사두봉-2.2- 바구니봉재-1.8-당재-0.9-수분재
● 산행날씨 : 맑음. 한낮엔 햇빛이 따가우나 아침, 저녘으로 선선한 전형적 가을날씨
● 주의구간
구간내내 부드러운 육산 흙길로 등산로 정비도 아주 잘되어 있음. 낙엽이 쌓인 흙길은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처럼 환상적인 산행을 만끽할 수 있음. 종주 리본과 이정표가 많이 설치되어 있어 악천후가 아니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는 구간임.
▷ 다만, 밀목재 마을 입구에서 첫 번째 골목으로 진입후 직진해야 하고(골목입구 종주리본 없음), 당재 임도삼거리에서 추모비 우측 잡목숲을 뚫고 올라야 함.(종주리본 2-3개뿐임)
● 산행회차 : 1회차
금남호남정맥 종주를 시작하며 장안산 꼭대기에서 야영도 하고 싶어 이것 저것 챙기고 준비하여 고속터미널로 향했다. 아침 일찍 첫차로 출발하려다 어차피 배낭이 무거워 지면 산행거리를 길게 잡을 수도 없고 1-2구간을 종주하지 못할 바에야 천천히 느긋하게 1구간만 진행하자며 오전 9시에 집을 나섰다. 대전 오후 1시 도착, 장계 오후 3시 도착, 간단히 식사후 택시로 무룡고개에 이르니 오후 3시30분으로 하루해가 다 지나간다. 서둘러 영취산을 왕복후 장안산을 향해 나무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지만, 바리바리 챙겨 넣은 야영장비와 먹거리들 그리고 장계에서 채워 넣은 물 4.2리터를 더하니 배낭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집에서 출발시 물없이 배낭무게가 18kg이었으니 물을 포함하면 22.2kg 쇳덩이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셈이 되었다. 비오듯이 땀을 흘리면서 “장안산 꼭대기에서 야영하며 먹거리를 몽땅 먹어 치워 배낭 무게부터 줄이자”며 달래고 구스르며 해지기전에 정상 도착도록 재촉한다.
▲ 무룡고개, 무룡궁재, 무룡공재, 무령고개 지명이 헷갈려 자료를 찾아보니 “무룡이란 용이 춤을 춘다는 말로 장안산으로 향하는 기세가 마치 용이 하늘로 오르는 기상으로 그 형상을 본떠 이름이 붙여 졌다”고 한다. 정확한 명칭은 무룡궁에 재를 붙여 무룡궁재가 맞는 것 같으나 이정표나 안내서에 무룡고개로 표기되어 있으므로 무룡고개도 틀린 지명은 아닌가 보다.
▲영취산
대간길에서 만났던 영취산을 다시 보니 반갑기만 하다. 그때는 이른 아침에 영취산 정상을 지나면서 오늘처럼 날씨가 좋아 먼거리 경치를 만끽했었다. 오늘은 너무 여유를 부리다 보니 시간이 없어 정상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곧바로 영취산에서 내려 온다.
▲ 장안산 오르는 길은 정비가 너무나도 잘되어 있다. 내노라 하는 국립공원보다 더 정비가 잘되어 있는 것 같다. 거기에다가 요즈음 왠만한 산에서 밟아 보기도 힘든 부드러운 흙길이 구간 내내 이어지며 종주꾼을 감동시킨다
▲ 50여분을 오르자 억새밭 능선이 나타나며 사방 조망이 트인다. 저멀리 지리산 천왕봉도 가물거리고, 뒤돌아 보면 남덕유 두봉우리가 반듯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안산 주변은 사방으로 명산들이 즐비하다.
▲ 지금도 억새밭이 훌륭한데 억새밭 조성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모양이다. 억새밭을 오르기 직전 하루 일과를 끝내고 내려온다는 분들을 만났는데 이 억새밭 조성사업을 맡고 있는 분들 인가 보다.
▲ 장안산 정상 바로 아래 억새밭과 삼층 나무계단이 이색적이지만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 줌으로 당겨본 담덕유. 역시 멀리서 보아도 덕유산 답다.
▲장안산 오르기 직전 다시 되돌아본 주변 경치
▲ 드디어 장안산 정상에 도착하여 넓은 공터 한켠에 텐트를 치고 야영준비에 들어갔다. 힘들게 짊어지고 올라온 물로 밥도 짓고 국도 끓였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 어찌하나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바람 한점없이 고요한 장안산은 초행자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장안산에 대한 여기저기 펌자료를 정리해 본다.
“군립공원 장안산은 높이 1,237m로 장수, 번암, 계남, 장계 등 4개면의 중앙에 있다. 장안산에서 서북류 금강, 서남류 섬진강, 동남류 낙동강이 된다. 또 장안산은 무룡궁이란 곳이 있어 금강과 섬진강의 가장 먼 분수지이다. 이곳 산마루 입수지는 샘이 있어 천지수라 하며 산 좌,우편에는 옥지수라는 샘이 있다. 장안산 산봉을 일명 금봉이라고 하는데 장계면 무룡고개, 계남면 괴목, 번암면 지지, 덕산계곡에서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가을단풍, 억새밭이 아름다우며 정상에서는 지리산, 백운산, 덕유산, 팔공산 자락이 펼쳐지며 사방으로 조망이 뛰어 나다.”
▲ 해뜨기 전 백운산과 덕유산쪽 모습을 담아 보았다. 일찍 출발하기 위해 부지런 떨고자 했으나, 밤새 이슬이 내려 앉아 텐트 외부와 내부를 온통 적셔 놓고 침낭까지도 축축해져 버렸다. 텐트 바닥깔개 등도 비를 맞은 것처럼 물이 흥건하다. 할 수 없이 햇빛에 대충이라도 말리기로 하자 출발시간이 지연된다. 물기를 없에야 배낭무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건으로 닦아 내고 해뜨기를 기다린다. 어제 저녘에 배낭무게를 줄이려 일부러 밥도 많이 하고 물도 많이 부어 국을 끓였는데 도로묵이 될 판이다.
▲ 텐트와 바닥깔개, 장비 등을 대충 말리고 짐을 꾸리니 아침 8시가 넘어 버린다. 하지만 오늘의 날머리 수분재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으므로 여유를 부리며 출발한다.
▲ 장안산을 출발하자 길고 완만하게 내리막을 타면서 백운산으로 향한다. 백운산 가는 길도 잡목도 없고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 낙엽과 흙길로 푹신거리는 환상적인 길이 계속된다. 도중에 지소골 가는 갈림길, 도깨비동굴 가는 갈림길 등도 나타나고 중간 중간 쉼터도 잘만들어져 있다.
▲ 표시석도 없고 지도에도 나타나지 않는 백운산은 산악회에서 만들어 놓은 오래된 낡은 표시지만이 삼각점 옆에 떨어져 있고, 정상 또한 숲으로 가려져 있다. 장안산 정상을 내려온 내내 조망없이 숲속길로 계속 진행중이다.
▲ 백운산에서 조금 내려오자 이정표가 나타나며 장안리 가는길을 가르킨다.
▲ 백운산에서 2시간 정도 진행하자 밀목재 마을 바로 옆에 있는 950봉에 도착한다. 시간도 12시를 넘기고 하여 적당한 쉼터를 찾던중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안성맞춤 쉼터를 만난다. 쉼터 식사시간에 장안산 새벽 이슬에 젖은 장비, 바닥깔개 등을 펼쳐놓고 조금이라도 더 마르기를 기대한다
▲ 밀목재 마을에서 첫 번째 골목으로 직진하여야 할 것을 리본이 보이지 않아 동네를 한바퀴 돌고 원위치한다. 그제서야 첫 번째 골목 입구 우측에 이정표가 있음이 보인다.
▲ 밀목재 마을에서 논개활공장까지 꾀나 가파르게 오르는데 또 한쪽으로는 비포장도로가 논개활공장 바로 밑에까지 나있다. 한낮 기온 상승으로 체력이 슬슬 소진되기 시작하면서 오르막에서 멈추고 숨고르기를 반복하기 시작한다.
▲ 잘 정비된 논개활공장에 오르니 장수읍 전체가 한눈에 들어 올정도로 전망이 뛰어나다.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들판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높은 산줄기로 둘러 쌓인 장수읍내가 아늑해 보이기만 하다.
▲ 논개활공장에서 힘든 봉우리 몇 개를 넘으니 사두봉이다. 사두봉 정상은 좁은 공간으로 묘지 2개가 일렬종대로 나란히 위치해 있다. 사두봉 표시기도 산악회에서 제작하여 설치한 것이다. 정상이 좁다는 것은 주변이 그만큼 가파르기 때문으로 장수읍내 쪽이나 덕산리쪽이나 절벽은 아니지만 위험한 비탈로 형성되어 있다.
▲ 임도는 아니지만 제법 사람 왕래가 잦은 고개이다. 장수읍내와 덕산계곡을 오고가는 길로 덕산계곡 휴양지에서 출발한 등산객 발길이 많을 것 같기도 한 길이다. 또 수분재로 가면서 이름없는 흔적이 희미한 고개길이 여러개 나오지만 자세한 내막은 알 길이 없다. 단지 한쪽은 장수읍이고 다른 쪽은 덕산리 계곡이니 도로가 없던 시절에 읍내를 오고간 고단했던 서민들 발자국이 모여서 만들어진 무명 고개일 것이다.
▲ 당재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 내리막길에서 멧돼지를 만났다. 지체된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부지런히 당재를 향해 내려가는데 갑자기 지축을 흔드는 말발굽 소리가 난다. 순간 노루나 멧돼지 일거라 생각했지만 등산로를 가로질러 황급히 달아나는 녀석은 키는 작지만 몸집이 송아지만한 멧돼지였다. 사육되지 않은 거칠은 모습에서 야생동물의 강인함이 넘쳐난다. 겨울을 대비해 털갈이를 했는지 짙은 황갈색 긴털을 휘날리며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멧돼지가 머문자리를 살펴보니 풀숲에 열심히 영역표시를 한 흔적이 역력하고, 특유의 멧돼지 냄새가 진동한다. 겨울이 다가오니 영역확대나 영역이동을 하는 것일 게다.
당재에 내려서니 임도 삼거리가 나오고 도로 확장공사가 진행중으로 건축자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덕산리쪽으로 관통하는 당재터널이 별도로 있는데 이 고개길을 확장하는 이유는 뭘까? 궁금증을 풀고 싶지만 물어 볼 곳이 없다. 임도삼거리에서 추모비 우측으로 가시덩굴과 잡목을 뚫고 오른다. 오르막을 조금 더 진행해 봐도 잡목이 우거지고 발자국이 희미하여 잘못된 길인줄 알고 다시 임도로 내려온다. 다른 곳을 살피고 지도를 확인해 봐도 길이 없어 내려왔던 가시 덤불길을 다시 한번 더 뚫고 오르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산행 초반이야 체력이 넘쳐나니 별거 아니지만 산행 말미엔 체력이 소진되었기에 잠시 길을 잃어도 엄청나게 힘이 든다. 그러고 보니 당재에서 수분재로 가는 정맥길 상태가 희미한 것은 많은 종주자들이 이 길을 이용하지 않고 가시덩굴도 오르막도 없는 임도를 따라 곧바로 당재에서 수분재로 하산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 같다.
▲ 희미한 길을 따라 당재에서 잡목을 헤치며 작은 능선으로 오른후 남진이 아닌 서진으로 방향을 틀어 수분재를 향해 급경사로 내려간다. 잠시후 콘크리트 임도로 내려 오게된다. 이 임도를 따라 거꾸로 오르면 가시덩굴이나 급경사를 피하면서 당재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 임도를 따라서 사유지 사과밭을 빙 둘러 수분재로 향한다. 수분재는 주유소와 휴게소, 식당이 있고 도로는 차량 통행이 빈번하며 확포장 공사가 진행중이다. 수분재는 말 그대로 한쪽은 섬진강이고 다른쪽은 금강으로 물이 나뉘는 고개이다. “수분령에서 발원하여 금강 최상류를 이룬 남장천과 덕산의 길목인 밀목재에서 발원한 동장천은 장수리 하비에서 합류하여 장수 큰 들의 젖줄 역활을 하며, 들의 변방을 돌아서 천천면으로 흐른다”고 한다.
귀경 차편이 급하기에 수분재는 다음에 와서 천천히 다시 둘러보기로 하고 시내버스 막차를 타고 장수로 이동한다. 장수에서 간단히 세면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우동으로 저녘도 해결하면서 역시 시외버스 막차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한다. 대전에서도 또 막차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서울에 도착하자 마자 지체하지 않고 7호선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니 역시나 막차로 태릉입구역까지 가는 열차가 남아 있다. 집으로 오면서 운좋게도 연속 4번이나 막차를 탈 수 있었다. 몸은 파김치가 되었지만 기막히게 연결되는 막차 귀경길은 또 다른 짜릿함을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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