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 산행/백두대간종주

백두대간종주13구간 2 (배너미평전-이화령)

어류산 2010. 8. 2. 18:51

백두대간 13구간

(버리미기재-장성봉-희양산-백화산-이화령)

  

 

< 어제 1일차  버리미기재-배너미평전에 이어 오늘은 2일차  배너미평전-이화령 구간을 시작한다 >

 

▲ 은티주막

은티주막 2층 널널한 방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산행준비를 시작한다. 2층방은 열댓명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넓은 방으로 오형과 둘이서 사용하였다. 방값은 무료이다. 식사는 주막집 사장님 배려로 오늘 도시락과 아침을 어제 저녁때 미리 준비해 두었다.

 

 

▲ 막걸리 한잔에 행복했던 은티주막을 떠나 어제 내려왔던 길을 되돌아 오른다. 은티산장 너머로 어제 걸었던 능선을 올려다 보지만 대간능선은 운무로 덮혀 있다. 

 

 

▲ 오늘 올라야 할 배너미평전이 높기만 하다. 은티마을 고도 200, 배너미평전 고도 900. 배너미평전까지 무려 700 이상 고도를 높혀야 한다. 접속구간부터 땀을 흘리게 생겼다. 

 

은티마을 유래비 (펌)

은티부락은 연풍면 소재지에서 남쪽으로 약 4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東은 중리부락, 北은 삼풍리, 南은 경북 가은과 접하고 있고, 연풍면 최남단에 자리잡고 있는 부락으로서 형성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연풍면지 등 여러 문헌에 의하면 조선 초기 연풍현 당시 현내면 연티동에 속해 있었으며 1812년 작성된 洞節目에는 인치동 의인촌리(義仁村里)로 1910년 경술국치(庚戌國恥) 후 왜인들이 義仁은 한국의 민족정신이 함유되었다 하여 은티(銀峙)로 개칭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周峙洞, 棒村, 鷹岩, 鳥峰, 中里를 병합, 주치와 진촌의 이름을 따서 주진리라 하였으며, 8.15 광복 후 행정 구역 세분화에 따라 주진리를 두 개 마을로 나눠 그 중 우리 마을을 은티라 칭했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은티는 女宮穴에 자리하고 있어 男根을 상징하는 물체를 세워야 마을이 번창하고 주민들이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하여 동구 송림 안에 男根石을 세워놓고 매년 음력 정월초 이튿날을 정제일로 마을의 평안과 동민 가족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燒祭를 올리며 祭가 끝나면 한 자리에 모여 음복하고 제물을 나눠 먹는 동 고사를 지내고 있다.

(1996.6.20 동민 일동 세움)

 

 

▲ 은티마을에서 한동안 계곡옆을 따르다, 계곡을 버리고 산자락 급경사로 길이 나있다. 지그재그로 시루봉쪽 산자락을 오르려니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그러고 보니 어제 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이 길을 찾으려 했으니 못찾는 게 당연하였다. 

 

 

▲ 접속구간부터 땀을 흘리며 1시간 30여분만에 배너미 평전에 도착한다. 배너미평전은 짙은 안개로 시계가 불량하다. 어제도 짙은 안개, 오늘도 짙은 안개, 안개속 대간길이다. 이래서 모든 산님들이 가을과 겨울산을 선호하는가 보다. 

 

 

▲ 은티마을 갈림길에서 휴식후 리본이 많이 붙어 있고 넓은 길을 택하여 진행하자 시루봉 갈림길이 나온다. 거의 평지 수준인 배너미평전은 지금이야 나무들이 들어차 있지만, 예전엔 이 곳에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지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도상 이 부근이 배너미 고개가 될 것 같다. 

오늘 산행은 연풍면 분지리를 한바퀴 도는 산행이다. "U"자 형태로 마루금이 회전하기에 15㎞ 정도 산행거리가 나오지만, 직선거리로 따진다면 시루봉에서 맞은편 이화령까지는 3㎞가 채 안될 것이다.

 

 

▲ 시루봉 갈림길에서 15분여 오름길로 진행하자 963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어쩐지 봉우리를 직접 치고 오르지 않고 평탄한 길로 오르더라니, 결국 963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한 셈이 되었다.  되짚어 보니 은티마을 갈림길에서 리본이 많고 넓은 길을 택한 결과였다. 할 수 없이 963봉을 생략하고 진행한다.

 

 

▲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희양산을 담아 보지만 정상부는 짙은 운무가 끼어 있다. 

 

 

▲ 이만봉 가는 길로 들어 서자 거칠은 돌길이 듬성듬성 나타나기 시작한다. 

 

 

▲ 바위 전망대에서 이만봉을 조망해 본다. 운무가 없으면 주변 전망도 좋으련만 오늘도 어제처럼 멀리보는 경치를 구경할 수 없나 보다.

 

 

▲ 출발점 은티마을 갈림길에서 1시간여만에 이만봉에 오른다. 비가 올 날씨가 아닌데도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만봉 정상은 잔돌들이 쌓여 있고 정상석이 놓여 있지만, 편히 쉴 공간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협소하고 조망도 없다.   

 

▲ 곰틀봉으로 향하다 지나온 이만봉 능선을 잡아본다.

 

 

▲ 곰틀봉 정상에서도 짙은 운무로 인해 먼거리 조망은 트이지 않아, 봉암사가 있는 가은읍 원북리쪽을 잡아보지만 산자락 일부만 보일뿐이다.  

 

 

▲ 사다리재 도착전 전망대에서 백화산쪽 능선을 조망해 본다.

 

 

▲ 연풍 분지리와 가은 원북리를 연결해 주는 사다리재이다. 걷기대회 이정표가 이채롭다.

 

 

▲ 대간길은 어느덧 흙길보다는 돌길이 더 많아 지고  조망이 트이지 않는 능선길은 계속 이어진다. 평전치까지는 981봉을 넘어야 한다.

 

 

▲ 대간리본이 현란한 981봉 정상 부근이다.

 

 

▲ 981봉 정상인 듯 싶다. 지도를 확인해보니 뇌정산으로 빠지는 갈림길이 표시되어 있는데 왕래가 적어서 인지 갈림길 흔적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 평전치. 오랜만에 이정표를 만난다.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 안말로 내려갈 수 있는 고개이다. 

 

 

▲ 평전치를 지나자 길은 더 거칠어 진다. 누워있는 돌이 아닌 서있는 돌들로 이루어진 능선길이라 걷기가 까다롭다. 암릉길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진행한다.

 

 

대간능선을 감싸던 운무가 그럭저럭 사라지는 모양이다. 모처럼 전망이 트이는 곳에 올라 뇌정산쪽을 조망해본다.  아래 마을은 문경 마성면 상내리라고 한다.

 

 

▲ 백화산에서 이화령쪽으로 이어지는 길고 긴 대간능선이다. 무엇보다 반가운건 고도차 없는 평탄한 길이 길게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제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백화산만 오르면 오늘 산행을 거의 끝낸거나 마찬가지 이다. 

 

 

▲ 백화산은 전위봉인 1012봉을 먼저 오르고 나서 1064봉인 백화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을 향해 가파른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다.  

 

 

▲ 백화산 정상

이번 종주구간중 가장 높은 산인 백화산(1063봉) 정상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어간다. 은티마을 갈림길로부터 4시간 40분정도 소요되었다. 정상은 널찍하게 정리되어 있고 삼각점, 안내판, 정상석 등이 설치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정상 주변이 나무숲으로 둘러 싸여 있어 조망이 시원치 않다는 점이다.

정상 그늘을 찾아 자리를 펴고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낸다. 시간이 널널하니 점심도 먹고 한참을 백화산 정상에서 놀다가 갈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같이 동행하던 오형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어제밤 은티주막에서 잠한숨 자기 못하고 이리뒤척 저리뒤척하다가 새벽을 맞이했다고 한다. 오형은 잠시 눈좀 붙였다 뒤따르 기로 하고 백화산 정상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 정상에서 수풀너머로 조망이 가능한 뇌정산쪽 능선을 잡아 보지만 희미한 산마루 윤곽만 잡힐 뿐이다. 

 

 

▲ 오형이 도착하고 식사를 마친후 천천히 출발준비를 한다. 이젠 황학산만 넘으면 거의 평지 수준에 대간길만 걸으면 된다. 1시간 10분정도 백화산 정상을 만끽한후 다시 한번 뇌정산쪽 능선을 잡아 보지만 희미한 조망은 변하지 않는다.

 

  

▲ 황학산 가는 길

백화산에서 내리막을 타면 바위지대와 로프구간이 나타나 904봉까지 이어진다. 904봉을 넘으면 다시 부드러운 흙길로 변하면서 황학산(912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바위구간은 위험한 구간은 아니 지만 항상 조심해서 통과한다. 

 

 

▲ 암릉구간을 지나자 황학산 정상까지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 백화산 정상에서 40여분만에 황학산 정상에 도착한다. 황학산 부근부터 대간길이 거칠은 돌길에서 부드러운 흙길로 바뀌다 보니 정상에서도 습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 정상에서 방금 내려온 백화산쪽 능선이 조망된다. 다른 곳은 수풀에 가려 조망이 없다. 

 

 

▲ 백화산 정상에서 충분한 휴식은 재충전을 의미한다. 황학산 정상에서 힘이 남아 돌아 기념사진도 기운차게 한장 찍어 본다. 

 

 

▲ 황학산 정상에서 10여분 진행하자 흰듸뫼 갈림길이 나온다. 흰드뫼는 분지리 마을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는 마을로 지금은 폐가만 있을뿐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한다. 농사 지을 곳이 없어 평평한 산마루에 불을 놓고 산을 개간하여 밭농사를 짓던 그 당시 고단했던 화전민들의 삶이 그대로 묻어 나는 곳이다.

 

골이 깊고 산이 높아 비탈도 급한 땅이지만 흰드미는 흙이 좋아 콩이든 팥이든 심으면 풍년이라고 했다. 그 시절 흰드미는 네 땅 내 땅을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살기가 곤궁하면 경상도 사람은 백화산을 넘어오고 충청도 사람은 연풍에서 물길을 따라 흰드미로 들어왔다고 했다. 골이 길어 몸만 따라주면 화전 부칠 땅은 얼마든지 있었다. 부지런한 이들은 백화산 정상의 백두대간 마루금에까지 불을 놓았다. 흰드미 사람들은 눈을 뜨면 비탈을 타고 저녁해가 연풍들에 어스름을 깔 때까지 이랑을 팠다. 그렇게 살다보면 아들에게 대를 물리기 전에 살림이 피게 마련이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살림을 추스려 산을 내려갔다. 빈자리에는 다른 이들을 위해 남기고 떠나면 그만이었다.이런 생활은 흰드미뿐 아니라 안골, 도막, 셋째담 등 분지리의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였다. < 출처 : 한겨레21 "백두대간사람들" 글중에서 > 

 

 

▲ 황학산에서 조봉 가는 길은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평지나 다름없다. 길 또한 부드러운 흙길로 천상의 산책로로 손색이 없는 길이다. 

 

 

▲ 참나무 지대가 나오는가 하면 낙엽송 지대가 계속 이어지기도 한다.  

 

 

▲ 흰드뫼 갈림길에서 30여분 기분 좋게 걷다보면 습지 형태의 연못을 만난다. 이런 대간 마루금에 연못이라니 실제로 물이 고여있는 연못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지난번 속리산 구간때 못제를 지나쳐 왔지만 물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 황학산에서 조봉까지 3.9㎞  소요시간 53분 걸렸으니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대간길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봉 정상석은 지나가는 평지에 세워 놓은 기분이 든다.  조봉 주변도 지금까지 걸어왔던 평지처럼 나무숲으로 둘러 싸여 조망은 없다. 

 

 

▲ 조봉이후에도 평탄하게 고도를 낮추며 진행하다 이화령이 가까와 지면 681봉을 만나 약간 오르막을 탄다. 681봉이후도 마찬가지, 군부대 시설물이 있는 관계로 우회로로 해서 이화령으로 내려서게 된다.

 

 

▲ 이화령이 내려다 보이는 마루금에 군부대 시설물을 우회하여 계단을 내려간다. 

 

 

▲ 차량통행이 뜸한 이화령 문경쪽 모습이다.  이화령은 새로운 터널이 뚫리고 나서부터 한적한 옛 고개로 전락했다고 한다.

 

 

▲ 이화령

괴산군쪽 이화령 휴게소로 이동하여 간단하게 오형과 이별주를 한잔씩 하고 연풍택시를 부른다. 1박2일 함께한 종주꾼 오형과는 이후 몇구간을 더 같이 산행하게 된다.

은티마을갈림길(배너미평전)에서 이화령까지는 8시간 10분정도 소요되었다. 백화산 정상에서 1시간 이상을 놀다 왔는데도 8시간 정도 산행이니, 오늘 산행은 어제 희양산 구간보다 훨씬 수월했던 구간이다. 오늘도 산행을 끝내고 나니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 탈없이 한구간을 마무리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이 그윽하게 밀려온다

 

 

 ▲ 연풍면 행촌리

택시로 연풍면 소재지 행촌리로 이동하여 승용차 주차지로 향한다. 행촌리에서는 다음 산행 구간인 조령산 능선이 조망된다. 만만치 않은 구간임을 미리 예고라도 하듯 암릉에 급경사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택시 기사님의 배려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개인적인 볼일을 보기위해 단양으로 출발하면서 대간종주 13구간 1박2일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