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종주12구간(늘재-버리미기재)
백두대간 12구간
(늘재-청화산-조항산-대야산-버리미기재)
▶ 종주 구간 : 12구간 (늘재 - 버리미기재)
▶ 종주 일정 : ‘10. 7. 24 (토)
▷ 승용차 이용 들머리 늘재 주차 → 날머리 버리미기재 → 택시 버리미기재 이동 → 귀경
▶ 구간 거리
▷ 총 16.89km : 늘재 -2.49- 청화산 -3.7- 갓바위재 -1.15- 조항산 -1.35- 고모치 -0.95- 할미통시바위갈림길 -1.9- 밀재 -1.25- 대야산 -1.3- 촛대봉 -1.8- 곰넘이봉 -1.0- 버리미기재
▷ 늘재(380) - 청화산(984) - 갓바위재(769) - 조항산(951) - 고모치(680, 고모샘) - 갈림길(889봉, 우측으로 마귀할미봉) - 밀재(680) - 대야산(931) - 촛대봉(668) - 불란치재(500) - 곰넘이봉(733) - 버리미기재(450)
▶ 소요 시간 : 11시간 40분
▶ 산행 날씨 : 흐림. 가끔 소나기
▶ 산행 회차 : 9회차
▶ 산행(주의) 구간
▷ 청화산 : 정상부는 작은 정상석이 있고 정상을 내려서면 시루봉으로 가는 우복동천의 갈림길까지 부드러운 내리막이 이어진다. 하지만 갈림길에서 무심코 직진하면 우복동천의 시루봉으로 가는 길로 빠진다. 대간길은 좌측방향 급경사 내리막길을 택해야 한다. (길주의)
▷ 조항산 : 정상에서 출발하여 갈림길을 조심. 이곳에서 직진하여 내려서야하는데 왼쪽(북서쪽 방향)으로 내려서면 의상저수지로 내려서는 일반 등산로이다.
▷ 대야산 : 정상에서 진행방향 우측 급경사로 바로 내려가면 잘못된 길이며, 대간길은 정상 바위 사이를 직진으로 건너뛰어 진행해야 한다. 정상을 지나면 곧 급경사(거의직벽) 내리막이 나타난다. 로프가 설치된 직벽은 잠깐이면 내려오므로 겁 먹을 필요는 없다. (정상 길 주의, 직벽 내리막 주의)
▲ 늘재
사정상 오늘 하루만 종주에 임하려다 보니 승용차를 가져오게 되었다. 승용차를 늘재에 주차시키고 버리미기재까지 산행후 택시를 이용 늘재로 다시 돌아와 귀경할 예정이다.
새벽같이 서둘러 늘재에 도착하니 고개마루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고개마루에는 하얀 옷을 입은 커다란 백두대간 표지석이 늘재와 성황당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서있고, 분수령 표지판은 야광으로 빛나고 있다. 인적이 없는 고개마루는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기만 하다. 밝아오는 하늘은 낮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대간길을 보여주지 않을 것임을 미리 예고하고 있다. 그래도, 지난 산행과 같이 장마비가 내리지는 않을 것이니 우의를 입고 산행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주섬 주섬 준비물을 정리하여 배낭에 챙기고 밝아오는 늘재를 떠난다.
▲ 성황당 옆에는 백두대간 성황당 유래비가 있다.
▲ 성황당은 단청을 입히거나 치장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나무결을 살려 지은 아담한 건물이다.
▲ 들머리 성황당 옆을 통과하며 늘재쪽을 되돌아 본다
▲ 늘재에서 청화산 오름길은 기나긴 오르막 길이다. 늘재부터 정상까지 2.5키로에 고도를 600여미터 높여야 하니 잠시도 쉴 틈이 없이 올라야 한다.
▲ 땀을 흘리며 30여분 오르자 전망 좋은 곳에 정국기원단이 있다. 단을 감싸고 있는 소나무와 더불어 향로가 설치된 모습은 지금껏 보아왔던 제단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 정국기원단 전망대에서 속리산쪽을 조망해 보지만 역시나 오늘도 운무가 능선을 감싸고 있다.
▲ 청화산 오르는 길은 중간 중간 로프가 설치된 급경사 구간과 바위 지대를 지나며 고도를 계속 높여 나간다.
▲ 1시간 정도 올라와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늘재쪽을 내려다 본다. 청화산 농장과 입석리 마을이 벌써 저만큼 멀어져 있다.
▲ 경사는 더욱 가파라지고 고도를 더 높이자 짙은 안개가 낀 운무지대로 진입한다.
▲ 짙은 운무를 뚫고 청화산 정상부에 다다르자 콘크리트 헬기장이 나타난다.
▲ 헬기장 주변 수풀속 노란 꽃들이(원추리?) 막 아침을 맞이한 듯 꽃 망우리를 터트리고 있다.
▲ 헬기장을 지나자 마자 숲속 바위위에 청화산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다. 정상은 나무숲 속에 묻혀 있어 조망이 트이지 않는다. 지금이야 전망이 트인다 해도 안개때문에 볼 수 없으니 이래저래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이다.
잠시 배낭을 내려 놓고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한다. 늘재에서 부터 청화산 정상까지 오름길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으니, 오늘 산행은 초반부터 땀을 쏟는 산행이 되어 버렸다. 아직 갈길이 먼데 벌써부터 이 만큼 체력을 소모하였으니 남은 구간을 어떻게 넘어가나 슬슬 걱정이 된다. 남은 구간은 땀을 비오듯 흘리는 이 한여름 무더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 청화산 정상에서 잠시 진행하면 시루봉 갈림길이 나오는데, 대간길은 대간리본이 잔뜩 붙어 있는 좌측 급경사 내리막길로 들어서야 한다. 길이 넓다고 무심코 지나치면 시루봉 가는 길로 빠지게 된다. 특히 어두운 대간길에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갓바위재 가는 길
청화산 정상에서 급하게 내려오면 이런 한가로운 길이 갓바위재까지 이어진다. 물론, 중간중간 오르내림도 있고 암릉구간도 있지만 고도를 크게 높이이거나 크게 낮추는 일은 없다.
▲ 청화산에서 1시간 넘게 진행하며 암릉구간을 지날 즈음 한무리의 단체 산객들을 만난다. 초등학생들과 그 부모들이 함께하는 대간종주팀이라 한다. 천천히 걸으며 대간길 모든 것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천진난만 초등학생들을 보니 "행복함이 묻어 나는 즐거운 대간종주팀"라 부르면 될 듯 싶다.
재잘거리는 즐거운 대간종주팀을 직벽구간에서 추월하고, 갈길이 먼 종주자는 먼저 치고 나간다. 직벽구간은 지그재그로 내려오기에 위험하지는 않지만 겨울철 빙판이 졌을때는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 간간이 바위지대가 나타나면 바위위로 올라 전망을 살핀다. 좌측으로 삼송리 의상저수지가 가까이 보인다.
▲ 우측으로는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 궁터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 고도가 높은 조항산은 낮은 구름들이 덮고 있고 우측으로 둔덕산 또한 마찬가지이다.
▲ 갓바위재에 도착하여 이정표를 보니 청화산까지 80분, 조항산까지 50분, 의상저수지 70분이라 표기되어 있다. 청화산에서 갓바위재까지 소요시간을 계산해보니 100분정도가 걸렸으니, 이정표보다 20분정도 더 걸린 셈이다.
입석리 의상저수지라 들었는데 삼송리 의상저수지라 표기되어 있어 자료를 검색하여 보니, 의상저수지에서 흘러내리는 조그마한 실개천을 따라 한쪽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이고, 반대편은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이다.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 싸인 같은 마을임에도 실개천을 사이에 두고 충청도와 경상도로 갈라 놓았다. 참으로 이해 못할 이상한 행정구역 경계선이다.
▲ 갓바위재에서 삼송리 의상저수지로 내려 가는 길이다
▲ 갓바위재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한다.
▲ 조항산이 가까와 지자 날카로운 암릉구간이 자주 나타나기 시작한다. 행여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진행한다.
▲ 우측으로는 낭떠러지와 깊은 계곡을 형성하고 있다. 이 계곡은 견훤이 궁을 세우고 군병을 훈련하였다는 궁기리 궁터마을로 흘러 내려간다. 고도가 높아지니 또 안개구간으로 진입한 모양이다.
▲ 암벽구간을 지난후 되돌아 서서 낭떠러지 암벽을 잡아본다.
▲ 조항산 정상 도착전까지 이런 낭떠러지 구간이 나타난다.
▲ 급경사로 조항산 정상에 오르니 예상했던 대로 조망은 열리지 않았지만, 사방이 시원하게 탁 트이는 훌륭한 전망대로 손색이 없다. 이 곳에서 대야산, 통시바위, 둔덕산과 지나온 청화산 능선이 다 보인다고 하는데 아쉬웁기만 하다. 안개속을 휘휘 둘러 한바퀴 돌아보고 대야산을 향해 출발한다
▲ 조항산을 급경사로 올랐으니 반대편 고모치쪽은 급경사로 하산한다. 고모치 가는 이정표를 두군데서 만날 수 있다.
▲ 고모치 도착전 이런 평탄한 흙길을 만난다. 대간길에서 자주 만나는 흙길이지만 이런 길을 만날때 마다 "아, 대간길을 내가 종주하고 있구나" 하며 새록새록 종주길의 의미가 새로와 진다. 이런 길을 걷고 싶어 대간종주에 임한건 아닌가? 하며 수없이 반문도 하여 본다.
▲ 고모샘이 가까이에 있는 고모치에 도착한다. 궁기리와 삼송리를 이어주는 고개로 고모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는 고개라 한다. 또 한편으로는 고치, 고모령, 곰치, 고미재 등과 같은 어원이라고도 한단다.
▲ 고모샘에 내려가 석간수로 목을 축이고 물통에 물도 보충한다. 대간길 바로 옆에 있어 비박산행이나 야영산행시 유용할 듯 하다.
▲ 고모치에서 다시 오름길이 시작되고, 나무숲사이로 수려한 바위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도에 의하면 마귀할미통시바위, 손녀마귀통시바위가 있고 통시바위 능선을 따르면 둔덕산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암봉이 마귀할미이고, 손녀마귀인지 알 수 가 없다.
▲ 마귀할미통시바위 갈림길인 889봉을 오른후 849봉, 854봉을 지나서 내리막길로 밀재를 향한다
▲ 전망이 트이는 너럭바위에서 지나온 고모치쪽을 조망해 보지만, 낮게 드리워진 구름은 고모치, 조항산 조망을 허락하지 않는다.
▲ 발아래 숲과 계곡이 펼쳐지는 너럭바위에 걸터 앉아 김밥으로 이른 점심을 먹는다. 늘재를 출발한지도 6시간이 다되어 가고 허기가 지기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찾다가 이 곳 너럭바위를 점심식탁으로 정했다. 단무지도 여분으로 더 챙겨와 소금기 섭취를 위해서 남김없이 헤치운다. 이 무더위를 버티기 위해서는 소금 섭취가 필수이기에 별도로 죽염도 준비했고, 포카리스웨트 분말가루도 가져 왔다.
▲ 밀재로 향하는 길은 급경사 구간도 나오고 이런 큰바위들이 있는 곳도 나오지만, 대체적으로 숲속에 묻힌길을 오르내리며 고도를 낮추어 진행하게 된다.
▲ 밀재에 도착하니 갑자기 산객들이 바글바글 하다. 단체 등산객들이 용추골쪽에서 올라온 듯 싶다. 대야산을 향한 등산로도 널찍하니 정비되어 있어, 출입금지 안내판이 무색할 정도이다.
밀재까지 소요시간은 들머리 늘재에서 6시간 30분, 조항산에서 2시간 30분, 고모치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한여름 무더위속 산행인지라 시간이 갈수록 진행속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백두대간을 보전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라고 적혀 있는 안내판 내용이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무엇일까? 채석장, 도로, 농장 등으로 마구 파헤쳐지는 대간마루금을 보면서 여기까지 진행하여 왔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가 없다.
▲ 밀재에서 출발한자 20여분이 지나자 대야산 암봉 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행 스럽게도 대야산쪽 운무가 사라진 것 같다. 깔끔하게 대야산 능선이 잡힌다.
밀재에서 대야산 오름길은 말그대로 암봉 오름길이다. 대야산 자체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간능선을 따라 여러개의 작은 암봉들이 줄지어 늘어 서있다.
▲ 지나온 조항산쪽 능선도 조망해 본다.
▲ 행여 넘어질 세라 나무가지로 받쳐놓은 큰바위들 사이로 대간길은 계속 이어진다. 대문바위라고 한단다.
▲ 지나온 조항산쪽 능선도 운무가 사라지자 흐릿하나마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밧줄구간에 암봉구간을 쉬어가며 땀을 흠쳐가며 오른다.
▲ 구름이 얇아지자 햇볕이 드는 곳도 나타난다. 조항산과 둔덕산쪽 능선을 다시 한번 잡아본다.
▲ 암봉구간에 로프구간을 오르며 대야산 정상으로 향한다.
▲ 암봉마다 산객들로 만원이다. 밀재에 오기전까지 즐거운 대간종주팀외에 만난 산객들이 거의 없었는데, 밀재를 통과하자 인산인해라는 표현을 써야 할 만큼 산객들이 많아 졌다.
드디어, 대야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 직벽 로프구간도 있지만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서 인지 오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손쉽게 암봉 우회길을 택한다.
▲ 정상을 향한 마지막 로프를 잡고 오른다.
▲ 정상 바로 아래 촛대봉이 있고 용추골도 내려다 보인다.
▲ 대야산 정상은 산객들로 앉을 자리가 없다. 그늘이 있는 곳이면 휴식겸 점심 식사들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 차례를 기다려 대야산 정상석을 사진에 담는다. 산객들이 너무 많다 보니 전경을 감상하고 즐길 여유가 없어 진다. 홀로 산행만 이어오다 보니, 산객들이 많은 곳에 적응이 되지 않아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대야산 정상까지 소요시간은 들머리 늘재에서 7시간 30분, 조항산에서 3시간 30분, 고모치에서 3시간, 밀재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 앞으로 가야할 촛대봉, 곰넘이봉과 저멀리 장성봉쪽 능선을 다시 조망해 본다.
▲ 정상 바위사이를 훌쩍 건너 뛰어 직진하여 진행하면 이 곳 직벽 로프구간이 나타나 종주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허나 침착하게 로프를 잡고 내려오면 그렇게 어려운 구간은 아니나, 겨울철 빙판이 지는 계절엔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 첫번째 로프구간을 올려다 본 모습이다. 이런식으로 두세번 로프를 잡고 급경사 직벽구간을 내려온다.
▲ 직벽 구간을 내려와 급경사로 촛대재로 하산하다 보면 이런 널다란 정비가 잘된 등산로도 만난다.
▲ 우측 용추골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촛대재인 듯 싶다.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고, 어느틈엔가 나홀로 산행으로 되돌아 와 있다. 대야산 정상에서 보았던 그 많은 산객들은 다 어디로 가버리고 아무도 없는 대간길을 따라 나홀로 산행을 이어간다.
▲ 촛대재를 지나자 촛대봉을 향한 오름길이 시작되며 로프구간이 나타난다.
▲ 촛대봉을 오르다 대야산 정상을 조망해 보지만 방금 내린 소나기 때문인지 또 구름이 걸려 있다. "도대체 장마철 여름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다."
▲ 서서히 체력이 소진되어 오는지 로프구간이 나올때마다 "에구, 또 로프구간이야" 하면서 한숨을 토해낸다.
▲ 소나기에 젖은 촛대봉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정상은 나무숲으로 둘러 싸여있어 조망이 트이지 않는다.
▲ 촛대봉에서 10여분 내려오자 이정표 없는 고개길이 나오고 가은읍 완장리쪽으로 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블란치재인 것 같다.
▲ 불란치재를 지나면 한동안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다, 곰넘이봉 첫번째 봉우리를 오르기 위한 로프구간이 또 나타난다.
▲ 정말 힘들게 곰넘이봉 첫번째 봉우리를 오른다. 이미 체력은 소진되어 더 이상 진행이 힘들 정도로 열사병 증세까지 나타난다. 쵸콜렛, 자유시간 등으로 에너지 보충을 해 보지만 입이 달아지기만 할 뿐이다. 또한, 죽염과 포카리스웨트 분말가루를 물에 타서 마셔가며 진행해 왔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인 모양이다. 아무런 생각도 하기 싫고 그냥 봉우리 정상에서 누워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열사병을 생각하니 그냥 편히 쉬면 안되겠다 싶어, 잠시 휴식을 취한후 두번째 봉우리 곰넘이봉을 향해서 일어선다. 곰넘이봉은 봉우리가 2개인데 높이가 똑같이 733봉이라 한다. 지도상에 의하면 진행방향 2번째 봉우리를 곰넘이봉이라 한단다.
▲ 곰넘이봉 두번째 봉우리는 너무나 지친 나머지 정상이 어딘지, 정상석이 어디 있는지 구분도 못하고 그냥 지나친다. 사진상 정상 부근인것 같은데 확인할 수 없다. 또,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사진기 꺼내는 일조차 귀찮아 사진이 없는 구간이 종종 나온다.
▲ 곰넘이봉을 넘으며 가은읍 완장리쪽을 조망해보지만 소나기가 내린탓 인지 흐릿하기만 하다.
▲ 곰넘이봉을 넘어 급경사로 내리막을 타다 보면 암봉이 하나 나오는데, 이 곳에서 대간리본을 따라 우회해서 내려오다 보면 대간길을 약간 벗어난 지능선을 타게 된다. 아마도, 버리미기재가 통제구간이라 통제소를 피하기 위해 우회로로 길이 나있고, 대간리본이 붙어 있었던 것 같다. 대간길을 벗어났다 하더라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버리미기재 바로 아래 계곡물이 콸콸 흐르는 곳으로 내려오게 된다.
▲ 버리미기재
버리미기재 계곡은 장마철이라서 그런지 물이 흘러 넘친다. 오가는 이도 없는 이곳에서 기진맥진 지쳐버린 심신을 계곡물에 담가 버린다. 풍덩하고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만 옷을 벗고 들어가 물속에 누워버린다. 돌베게 삼아 차가운 계곡물에 누워있으려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 텅비어 버린 육신만이 물위에 둥둥뜨는 기분이다.
비우고 비워도 그래도 버릴것이 남아 있는게 육신이라 했던가. 조금 지나자 한기를 느껴 물밖으로 나온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열사병 증상에 헤매며 기진맥진 하다 이젠 입술이 새파랗게 한기를 느낀다. 이 정도 변화에도 감당하지 못하는 나약한 육신이지만 그래도 나 자신이니 인정하고 보듬고 간다.
황홀한 알탕을 끝내고 나니 소진되었던 체력도 재충전 되는 듯 하다. 새옷으로 갈아 입고 계곡을 떠나며, 대간종주중 잊지 못할 알탕 장소가 될 것 같아 여러장 사진을 찍는다.
▲ 버리미기재
922번 도로에서 버리미기재 지킴터로 이동하여 고개주변을 살펴본다. 다음 구간 들머리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들머리 확인후 미리 연락해 놓은 송면 택시에 전화하여 늘재까지 택배를 부탁한다.
오늘 총 산행시간은 늘재에서 버리미기재 알탕장소까지 11시간 40분, 조항산에서 7시간 30분, 고모치에서 7시간, 밀재에서 5시간, 대야산에서 4시간, 촛대봉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산행말미로 갈수록 산행시간 길어졌다.
약한 비가 뿌리는 버리미기재에서, 습도 높은 한여름철 무더위속 대간종주, 막판에 힘이 빠져 너무나 힘들었던 대간종주 12구간을 이렇게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