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 산행/호남정맥

호남정맥 23구간(모암재-존제산-백이산-빈계재)

어류산 2012. 1. 3. 21:09

호남정맥 23구간

 

 

● 산행일시 : 2011. 12. 31 (토)

● 산행구간

    ▷ 총거리 13.5㎞ : 모암재(천치고개)-(1.4)-존제산(712m)-(4.5)-주랫재-(1.2)-485봉-(3.2)-석거리재-(1.8)-백이산(584m)-(1.4)-빈계재

● 주의구간

   - 모암재 : 모암재 정상은 확포장 공사가 진행중으로 버스가 올라 갈 수 없다. 포장된 곳까지만 버스로 오른후 10여분간 비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 존제산 : 존제산 정상은 폐쇄된 공군부대 건축물들이 그대로 있고, 부대주변은 3-4중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부대진입시 철조망에 옷이 걸려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부대정문도 잠겨 있어 정문옆 철조망을 또 한번 통과해야 한다.

   - 58번도로 : 주랫재를 지나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철계단이 설치된 58번도로를 만난다. 철계단으로 내려가 도로를 건넌후 막바로 절개지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철계단이 한쪽만 설치됨)

   - 임도길삼거리 : 58번 도로를 통과후 편백나무숲 등을 지나면 임도길이 나타난다. 임도길로 진행하다 정원수가 심어진 삼거리가 나오면 우측 능선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좌측 임도길 조심. 우측으로 정맥종주 리본 있음)

   - 백이산 : 뾰족 봉우리인 백이산 정상은 사방팔방 조망이 트이는 최고의 전망대다. 백이산 하산길도 온통 억새밭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 산행시간 : 4시간30분 (휴식 시간 포함)

● 산행날씨 : 맑음

● 참가산악회 : 뫼솔산악회

● 산행회차 :  9회차

 

발목부상으로 2회, 사적인 일 때문에 1회, 호남정맥 종주산행을 불참하다 보니 어느덧 한달 보름이나 쉬게 되었다. 연말이라 종주산행이 없을 거라 예상했는데 계속 진행된다고 공지가 뜬다. 연속해서 종주산행을 빠질 수 없어 꾸역꾸역 짐을 챙겨 집을 나선다. 상계역에서 간발의 차이로 첫열차를 타지 못하고 10분을 기다려 두 번째 열차를 타니 시청역 6:30분 도착이 아슬아슬하다. 시청역에서 뛰다시피 서둘러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호남정맥 26구간은 보성군에서 시작하여 군경계를 넘어 순천시에서 마무리하였다. 오늘 산행은 처음부터 존제산 급경사를 오르느라 땀을 흘렸고, 말미에 백이산을 힘들게 오르느라 땀을 흘렸다. 생각보다 경사가 급하고 한참을 올라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어, 역시 “호남정맥도 만만한 구간이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해도 짧아 오후 5시가 되면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므로 산악회 횐님들 모두가 부지런히 걸었다. 다행히 아무 사고없이 빠르게 하산하여 식사를 마치고 오후 5:30분에 빈계재를 출발할 수 있었다.

 

▲ 모암재(천치고개). 모암재는 도로 확포장 공사가 진행중으로 포장된 곳까지 산악회 버스가 오른다. 서울에서 부지런히 고속도로를 달려 왔지만 모암재에 도착하자 정오가 다되어간다. 모암재 너머는 옥전마을로 예전엔 천치라고 했으며, 천치저수지가 있다고 한다.

 

 

모암재에서 존제산까지는 급경사로 빡세게 오른다. 차가운 날씨임에도 금새 땀이 나기 시작하고, 숨고르기를 하며 정상으로 향한다. 중턱쯤 오르자 낡은 공군부대 경고판이 세워져 있고 억새와 잡목으로 무성하다. 뒤돌아 멀리 바다가 보이는 곳을 조망해 본다. 희미하지만 바다를 볼 수 있으니 좋다.

 

 

▲ 존제산(712m). 땀을 흘리며 봉우리를 넘어서자 철조망에 둘러싸인 군부대 시설물이 눈앞에 나타난다. 서너번 철조망을 통과하면서 부대내로 진입하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낡은 부대시설 앞을 지난다. 존제산 정상은 부대 뒤편이라 들었으나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멈추어 서서 내려다 보는 경치를 감상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에 힐끗 힐끗 훔쳐보듯이 벌교쪽 경치를 살핀다. 단체산행은 산행시간을 맞추어야 하기에 주변 경치를 사진기에 담기도 바쁘다.

 

 

▲ 부대내 도로를 따라서 진행후 정문에 다다르니 정문이 굳게 잠겨 있다. 정문을 우회하여 철조망을 밟아 길을 터가며 진행한다. 여차하면 철조망에 옷이 걸려 찢어 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통과한다.

 

 

▲ 공군부대를 지나자 통신중계소가 나타난다. 정맥길은 중계소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야 할 것 같으나, 편하게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 임도와 헤어졌다 만났다 하면서 내리막길을 걷다보니 주랫재에 다다른다. 주랫재는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 문학비와 팔각정 등이 있는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소설 태백산맥은 그 무대가 보성군 벌교와 존제산 일원이라 한다.  벌교에서 주랫재를 넘으면 율어면인데 예전엔 고개길이 비포장 소로길이었을테니 이 고개를 넘나들던 민초들의 삶이야 고달픔 그 자체였으리라. 더하여 좌우익으로 나뉜 치열한 사상 갈등에 영문도 모른체 휘말리고 무자비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리어 사라져간 이름없는 영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이젠 평화스럽기만한 주랫재 소공원에 태백산맥 문학비만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랫재에서 철계단이 있는 58번도로 방향으로 오르다 존제산 정상부와 율어면쪽을 사진에 담는다. 존제산 정상은 역광을 받아 뚜렷한 사진을 얻을 수 없다.

  

 

▲ 철계단이 있는 58번도로 이름없는 고개길이다. 급경사 철계단을 내려서서 도로를 건넌후 곧 바로 절개지 급경사를 다시 올라야 하는데 철계단이 설치되지 않아 미끄럽기 짝이 없다.

 

 

▲ 급경사로 485봉을 오르고 계속 진행하면 정원수가 잔뜩 심어진 농장이 있는 임도삼거리에 다다른다. 임도삼거리는 많은 선답자들이 길을 잘못들어 헤맸다는 곳으로 포크레인이 이정표 구실을 하고 있다. 임도길을 직진하면 잘못된 길이고 정맥길은 오른쪽 능선으로 급하게 방향을 틀어야 한다.

 

 

▲ 임도삼거리를 지나자 편하디 편한 능선길이 나타나며 저멀리 뾰죡산 백이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망도 트여 좌측으로는 순천시 외서면, 우측으로는 벌교, 추동저수지가 시원하게 내려 보인다. 석거리재가 점점 가까워지자 채석장과 27번도로 확장공사 모습이 뚜렷해지고, 백이산은 점점 더 높아만 간다.

 

 

▲ 석거리재는 아담한 주유소와 식당이 있다. 선답자들 산행기에 이 식당 음식맛이 좋다고 칭찬 일색이던데, 시간 관계상 식당에 들를 수 없다. 대신 석거리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억새밭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으로 허기를 때운다. 석거리재는 도로직선화 터널공사가 끝나면 이름만 남는 고개길로 바뀔거라 한다. 석거리재 이정표도 백이산 정상까지 3.5㎞라 표기되어 있으나 잘못된 표기이고 정상까지 약 1.8㎞정도로 보면 맞을것 같다.

 

 

▲ 석거리재에서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오른편 산마루까지 뚝 잘라버린 채석장이 나타난다. 채석장은 폐쇄되고 환경정리가 끝난듯 하여 고개를 쭉 빼고 밑을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가물가물하다. 저쪽편 인공절벽엔 하얀 얼음 폭포가 자연스레 만들어져 있다.

 

 

▲ 채석장을 지나자 백이산을 향한 본격적인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되고, 또다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땀을 쏟아야 한다. 뾰죡 봉우리인 백이산 정상 부근은 큰 나무가 없고 억새와 잡목만이 무성하여 다른 산봉우리와는 완전히 구별된다. 급경사를 오르는 도중에 잠시 쉬기도 할겸 뒤돌아서서 주랫재와 외서면 경치를 사진에 담는다.

  

 

▲ 나무 한그루 없는 백이산 정상은 360도 조망이 트이는 말이 필요없는 전망대이다. 종주중에 이런 빼어난 전망대를 만나기 힘들다. 서둘러 정상석 사진을 담고, 석거리재를 기준으로 왼쪽으로 빙 둘러가며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다. 저멀리 순천시 낙안면 낙안읍성 윤곽이 희미하게 보이고, 다음에 가야할 고동산, 지나온 존제산, 벌교읍 등이 동화속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정상에 서있기 조차 힘들었지만 마음껏 백이산 주변 풍경에 빠져 들었다. 백이산 명칭은 고사리가 많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 백이산에서 하산을 시작하자  이번엔 억새밭이 종주꾼들을 반긴다. 바람이 불면 부는데로 물결이 일듯 파도가 치듯 넘실된다. 이런 산중에서도 넘실되는 황금빛 파도를 만나니 구태여 파도를 보기 위해 바다로 갈필요가 없어진다. 백이산 정상부는 뾰죡한게 마치 학교종 모양을 하고 있다.   

 

 

백이산에서 빈계재는 길이 양호하여 빠르게 하산을 한다. 빈계재는 순천시 외서면과 낙안면을 이어주는 고개로 빈길재에서 빈계재로 불리웠다고 한다.  다음 구간 들머리를 확인하고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을 하며 호남정맥 23구간을 마무리한다.